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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앙 May 18. 2024

내가 책을 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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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유로 중심을 잡지 못할 때.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보지 말자면서도 나의 눈으로 보는 타인에게 마음이 휘둘린다. 드러나는 것보다 숨어있는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자고 다짐을 하면서도 쉬이 보이는 것들에 금세 궁핍해진다. 함부로 자신의 만족을 재단하거나 남을 나의 기준점으로 삼다 보면 한없이 가벼워지고 흩날려 자국도 없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옳고 그름을 나눌 적확한 척도는 어디에도 없지만 마음이 가벼울 때는 내가 옳지 못한 밤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둑한 밤, 손에 책 한 권 들지 않고 벤치에 앉아 있는 나는, 가만히 있는 듯 무수히도 흔들린다. 자그마한 책도 좋으니, 알맹이에 무게를 싣자. 가벼이 흔들리지 않게 책의 중심에 나를 꽂아두자. 그럴듯한 표지로 내 하루를 대변하지 말고 내용 그대로의 나를 직시하자. 나는 타인의 식민지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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