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게 지냈던 한해가 또 이렇게 쌓입니다.
세월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죠.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헬리콥터 같은 게 아니라
긴 활주로를 내달리며 힘과 기술을 응집하는,
그래서 정반합 투쟁의 성과들, 실수들, 반성들로
연결 연결되는 긴 여정의 유기체일 겁니다 삶은.
그 바람에 비극이나 무참함 또한 완전히 껐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켤 수는 없습니다.
꼼꼼히 덮어쓰는 일에도 한계가 있지요.
축복이니 행운이니 하는 것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고요.
그러니 그저 조심조심, 마치 아이돌 이력관리 하듯이
막말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겁니다.
아 물론 후회되는 것, 모자란 것, 넘친 것, 버거운 것
모두 내년에 또 잘 조정해나가면 됩니다.
최종 성적표 같은 건 아직 발급되지 않았답니다.
모두들 한 교시 마친 쉬는시간 알차게 누리시고
해피 뉴 에브리데이 하시길요.
내년에도 차곡차곡 새 글 지어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