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연하게 마음이 아프면서도 동시에 따뜻해지는
여운이 많이 남는 대만영화다.
코로나 시기,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병원 면회가 금지되는 그 모습은
여기나 거기나~~ 비슷해서 동시대의 친밀감이 느껴졌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여인의 슬픔이 바닥에 깔려있는데
그렇다고 사랑 타령하는 영화는 아니다.
틱틱거리는 십 대의 딸과 엄마의 잔소리가 있긴 하지만 또 그걸 고민하거나 풀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런 각자의 사정과 환경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코로나와 함께 맞물려 있을 뿐.
그러니까 이 영화는 코로나를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결국
인생이라는 애환 속에 얽혀있는 관계들을 풀어내며 그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볼 만한 영화다.
나는 열여덟 살, 제 삶도 버거운 고 3 여자아이한테서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은 '이해'라는
다분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단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데 있다.
"전 어떡하죠?"
"엄마랑 같이 있어. 이해해 드리고....
엄마를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어떻게 이해해요?"
"엄마 존재를 부인하지 마,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관계를 바꾸려고 해 봐"
그리고
이 어려운 걸 딸아이가 해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부당하고,
그 진물 나는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
그 불행하고 불안한 누군가의 곁에서
옳고 그름이나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무조건 믿어주고 그의 편이 되어 동조해 준다는 것.
그래서 다시 일어나 살아갈 방법을 찾게 하는 이 관계의 힘
어쩌면 인생의 열쇠는 여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따뜻하고 고마운 영화다.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함께 봐도 좋을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