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혼자 살고 있다.
직업은 공공화장실 청소부.
취미는 독서와 음악감상과 사진 찍기.
조용하고 단순하게 산다.
동선도 정해져 있다.
일터와 목욕탕, 세탁방, 사진관, 단골음식점과 술집.
그의 표정은 평화롭고 웃음기가 어려있다.
좋은가 보다.
사실 이런 삶은 돈이 많이 들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러니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능할까?
주인공이 맨날 하늘 쳐다보며 웃고 있어서 좋기만 한 것 같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누이를 만나고, 보낸 다음에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혈연과 단절된 통증이 아직 그에게 남아있는 것이다.
아마 평생 아물지 않고 갈 거다.
본인이 선택한 삶의 댓가인 셈이다.
혼자가 좋은 사람이라고 사람의 온기가 그립지 않을까
그의 단골 술집의 주인녀가 남자와 -알고 보니 전남편- 안고 있는 것을 보고는
곧장 편의점으로 가 맥주캔과 담배를 산다.
그리고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물고 켁켁거린다.
그도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고 누군가를 마음으로라도 품고
위로받는 사내인 것이다.
이렇듯 그의 삶에도 회한과 아픔, 결핍이 묻어있다.
결국 그의 삶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완벽한 날이 되는 것이다.
완벽은 모양도 다르고 입장에 따라 평가도 다르다.
구색을 갖춰 모든 것이 채워진 삶이 아니라
불안하지만, 때로는 실패자의 딱지도 붙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나를 위해 가장 편안한 시간을,
좋은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오랜 시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자기의 눈으로 자기를 볼 줄 알아야 하고
티브이 말고도 혼자 놀거리들이 있어야 한다.
사고의 독립성과 주인의식도 있어야겠지.
아무튼 혼자 살든, 어울려 살든,
내가 나를 위해 마련하고 베풀어주는 삶이라면.
누구에게나 퍼펙트데이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덧,
삶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면에서는 환영이지만
주인공이 이런 삶을 택하기 까지의 과정은 별로 보여지지 않아서
그 점은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