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 말라고

by 관지


오늘은 오랜만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달 말, 그의 아내 부고소식을 건너 들었는데...

몇 해전 그의 아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만난 후로 처음이다.


아직은 멍하다고 했다.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 몰랐다고.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이었고

솜씨도 좋았고

부부사이도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던 여인이었다.


내게도 그녀의 웃음과 말투가 이리 선명한데

그의 상실과 슬픔을 위로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듣기만, 듣기만 하다가

나중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고 해서 말했다.


참지 말라고

믿음이고 직분이고 이런 거 다 떼어버리고

그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사내로 서서 올라오는 감정들을 만나고

다 토해내라고.


슬픈 거 당연하고

억울한 거 당연하고

아쉬운 것 당연하고

뭐든 다 당연하니까 제발 참지만 말라고.


그리고 언제든 생각나면 전화하시라고 했다.

나는 새벽예배 때 말고는 다 내 시간이고 자유로우니까

밤이고 낮이고 언제든 하고 싶으면 하라고.


살아가는 일 속에는 죽음도 있어서

사랑하는 일 속에는 이별도 있어서....

사는 게 참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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