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흐리고 간간히 비.
춥기도 하고....
오늘 네 가구가 사는데 그 중 두 가구가 출타를 하셨다. 날이 궂어서 배가 안 오니 옆 동네까지 배를 몰고(?) 가셔야 했다. 짐도 많은데...
'잘 사쇼' 하고 손을 흔드시는데 왜 마음이 짠한지.
한 가정은 손주들 보러 가셨고... 한 가정은 몸이 안 좋아지시면서 아무래도 도시에 거처가 있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집 알아보러 가셨다.
노인들이 도시에 거처가 필요하다는 건, 병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맨발에 슬리퍼를 끌며 산을 누비시던 분인데.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다. 늘 여기에 생선을 널어 말리곤 했는데 생선이 안 보인지도 한참 되었다. 고기가 잘 안 잡히기도 하고 또 고기 잡는 분께서 아프기도 해서... 이렇게 한 해 한 해 점점 쇠락해져 간다는 느낌이다. 섬도 사람도.
그런데 이 또한 우리 인생의 모습인지라 나는 이런 조금은 쓸쓸해지는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나약함을 감추지 못하고, 그래서 목도할 수밖에 없고, 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 우리의 실존적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
이게 얼마나 고마운지.
덕분에 마음에 연민이 스며들고,
잘하면 쓸쓸함 곁에 있는 위로의 다정함도 만날 수 있으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