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에서 본 우리 옆 집 풍경이다. 오늘 손님이 오신대서 기다리며 찍었다.
복잡해 보여도 나는 한눈에 다 보인다.
알기 때문이다. 누가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그래서 정겹다.
그래서 속도 편하다.
어제 근처 섬에 사시는 분께서 전화를 하셨다.
내일 섬을 방문해도 되겠느냐고.
나는 괜찮은데 무슨 일로 그러신 지 여쭤보았고
섬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다고 했다.
"몇 시쯤, 몇 분이나 오실 건데요? 혹시 식사를 준비할까요?"
"11시쯤 도착할 것 같은데 식사준비는 안 하셔도 됩니다."
나는 이 사실을 마을 분들께 알려 드리고
오늘 그 시간에 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기다렸다.
날이 좀 흐리고 바람도 불고 해서 못 올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좀 늦게 세 분이 오셨다.
알고 보니 논문 자료가 필요해서 오신 분들이었고
면담은 어르신들이 사시는 집에서 해야 한다고 해서 따로 집으로 갔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는 회관에서 기다리며 그분께 다시 물었다.
"지금이라도 식사를 준비할까요? 시간이 12시가 넘었는데."
"아니, 괜찮습니다. 저분들은 먹고 배를 타면 멀미를 해서 안됩니다."
마음은 걸려도 또 그 말을 존중하고 기다렸다.
몸은 감기 때문에 지쳐있는데 언제 끝나고 가실지,
다음의 행보를 감지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 속으로 불편해졌다.
결국, 혹시 이런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미리 밥솥에 취사를 눌러두시고 반찬도 몇 가지 준비하신 어르신 덕분에 다행히 식사자리는 마련되었고 다들 맛있게 잘 드시고 가져오신 수박도 드시고,
한 차례 면담을 더하고
세 시 가까이 되어서야 가셨다.
물론 화기애애하게 좋은 시간이 되기는 했지만 내 불편함 혹은 궁금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게 뭘까
도무지 그분의 의중을 모르겠다.
아니 굳이 의중을 따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또...
혹시,
괜찮다고 해도 식사준비 해 둘 거라고 생각을 하셨을까?
그리고
나는 왜 우리 어르신처럼
그럼에도 준비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오늘 또 하나를 배웠다.
누구든, 어떻게 말을 하든 무조건 식사준비를 해 두자고... 여기는 나가서 사 먹을 데도 없으니 그냥 그쪽은 그쪽 사정에 맡기고 이쪽 사정은 준비해 두는 것으로 하자고.
신기한 것은
나는 이 상황들이 불편하던데 우리 어르신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
아니, 밥때를 넘겨가며 한 시간 이상을 이것저것, 시시콜콜 물었다는데...
"혹시 짜증 안 나셨어요?"
"뭔 그런 것이 짜증 난다요, 안 나라~"
이게 섬사람들 특유의 기질인지 여기만 그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