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종일 흐렸다.
오전에 교회 꽃꽂이와 집안 청소를 했고
오후에는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강변의 무코리타>
주제와 상관없이 주인공이 참 순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 저런 게 순한 거구나.
내 속도 시끄러운데 초면에 옆집 사는 이가 와서 욕실을 좀 쓰자고를 하지 않나
밥 먹으려고 하면 들어와 밥솥을 열고 밥을 퍼 먹지를 않나,
잠자고 있는데 깨우며 기어이 텃밭에서 일하자고를 하지 않나.
이 무례하고 귀찮은 사람을 입으로는 거절하면서도
마지못해 받아주고 조금씩 봐주며 어울리는 모습이 어쩐지 좋아 보였다.
나라면... 저렇게 못할 것 같은데.
칼 같이 거절하고 원수 보듯 할 텐데.
그래도 일단 좋게 보였다면... 나에게도 여지가 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나긋나긋, 편안한 하루를 보냈다.
생각의 가지가 어디로 뻗어도 불편하지 않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