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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Jun 30. 2021

[오디오] 노을 진 하루 끝, 땅에도 별이 있다

아프리카 여행 이야기 여섯 @남아공 케이프타운 테이블마운틴/시그너힐

▶ 읽기가 부담스러울 땐 들어보세요. Play 하면 해당 글의 나긋한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딱 한 곳만 가봐야 한다면 테이블 마운틴을 택해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테이블 마운틴만은 꼭 가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날씨와 바람에 따라 테이블 마운틴의 입산과 통제과 결정되는데... 첫째 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가지 못했다. 다행히 둘째 날은 구름 한 점, 바람 한 결도 없어 케이블카가 뜬다고 했다. 우리는 오전에 택시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으로 향했다. 그러곤 입구에서 360도로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에 올랐다.



이 산은 케이프타운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어디서나 보이기에 그 모양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상에 도착해서는 조금 놀랐다. 걸어도 걸어도 땅이 계속 펼쳐져서였다. 여행 전 조사했을 때 테이블 마운틴이라 불리는 이유가 식탁(테이블)처럼 정상이 평평해서라고 했다. 그래서 당연히 정상이 평평할 거라곤 생각했지만 이렇게 넓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평지의 좌우 길이가 무려 3km에 이른다고 한다.


세상은 넓고 세상은 진짜 넓다.

당연하지 않게 마주한 이 넓은 곳에서

나는 세상을 다 품는 포즈도 취하고

미물이 된 것 같은 모습도 담았다.

발아래 놓인 풍경을 보며 평소 걷던 길목도 생각했다. 출퇴근길 말이다.

돈을 내고 큰 노력 없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는데도, 산 꼭대기에 오면 왜 이렇게 뿌듯한지 모를 일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에 케이프타운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이 정말 훤했다.


저녁 어스름에는 동행들에게 시그너힐에 가자고 졸랐다. 케이프타운에서 테이블 마운틴이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면 시그너힐은 내가 꼭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이곳은 노을과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치안을 이유로 이번에도 택시를 이용했다.




세상 아름다웠다... 땅에도 별이 있다...



우리가 감탄을 너무 격하게 하니 택시 기사분이 차를 자주 세우고 천천히 달려주셨다. 그도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짧은 일정 탓에 남아공을 많이 둘러보진 못했다. 그중 택한 케이프타운 역시도 일부만을 봤다. 정보 부족으로 남아공 와인도 먹어보지 못했다. 남아공 여행은 아프리카 여행 전체를 요리로 치면 애피타이저 같은 역할을 했다. 나미비아로 이동한 이후로는 케이프타운을 거의 잊고 지냈다. 이곳은 너무 도시요, 너무 쉬운 여행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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