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1년 전쯤인 것 같다.

집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날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무언가 사부작사부작하고 있던 터였다.

발가락을 강아지 출입문(?)에 찧어 다치게 되었다.

너무 아픈 나머지 눈물도 나오지 않고,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부주의했던 나 자신을 탓하며, 아픈 발을 부여잡아보았다.


새로운 발톱이 자라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발가락이 퉁퉁 붓고, 발톱이 흔들렸다.

병원에 가보니 아프지만 별다른 방법은 없으니, 새로운 발톱이 자라나기를 기다리라고 했다.


부기가 빠지자 멍이 들고, 못생긴 발가락이 되었다.

그 발가락을 계속 들여다보았지만, 새로운 발톱이 자라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잠시 잊고 지내다 내 발톱을 보니 울퉁불퉁하게 새 발톱이 올라오고 있었다.

못생기고 울퉁불퉁한 발톱이 보기 싫어, 나는 계속 그것을 바라보며

언제쯤 예전처럼 돌아올지 기다렸다.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새로운 발톱이 울퉁불퉁한 발톱을 밀어내고 자라나 있었다

나는 과감히 울퉁불퉁한 부분을 잘라냈다.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마음이 다치면 너무 아파서 처음엔 그 상처가 어떤 상처인지 알기 어렵다.

그저, 아프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하다.


큰 고통이 잦아들면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내가 괜찮아질 수 있는지, 곱씹고 또 곱씹으며

상처를 확인하고 만져본다.


그러다 보면 그 상처가, 그 상처가 생기게 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왜 이런 상처를 가지게 된 건지

왜 이 아픔은 오래가는지

남들은 아프지 않은 것 같고, 멀쩡한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힘이 든 건지


그래서 우리는 자꾸 그 상처를 없애고 싶어 한다.


빨리 낫고 싶고,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고,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도 억지로 없앤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발톱이 자라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의 마음에도 새 살이 돋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처럼

이전의 모습처럼 아물지는 않을 수 있다.


울퉁불퉁,

조금은 어색해 보여도, 이전과는 똑같지 않아도

새로운 모양으로 회복이 찾아온다.


더디지만 천천히 회복은 찾아온다.


지금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은 아프고, 그 상처를 자꾸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스스로 묻게 되겠지만, 이미 회복의 시간에 들어선 것이라고.


울퉁불퉁해도 괜찮다고.

중요한 것은 당신은 이미 새 살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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