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울의 봄>을 보고

열망과 두려움

by 작은나무

라스트 특가로

우연히 본 서울의 봄.


작년 겨울에

사람들이 너무 재밌는 영화가 나왔다면서

서울의 봄, 서울의 봄 얘기를 하길래

너무 보고 싶었었다.


마침 시간대가 맞아서

거의 내리기 직전에 보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길 수도 있었던 서울의 봄이

짧은 시간에 긴 겨울의 시작이 되었던

봄에서 겨울로 계절이 거꾸로 흐르게 된

그 일촉즉발의 상황들.


왜 정의는 항상 지는가?

세상에 옳고 그름이 없다지만

보편적인 상식선에서의 정의와 불의는 분명 있지 않은가?


분명 나라의 봄이 오길 바라는 것은 정의이며

자신들의 콩고물을 위해 하극상을 벌이는 짓은 불의일 텐데


이상하게 삶은

세상이 겨울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한다.

이것은 신의 의지인가?

신이 있다면 과연 그 의지는 무엇인가?


신에겐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가 없나 보다.

열정이 두려움을 앞설 때,

그 열정이 두려움을 이기는가 보다.


나라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열망보다 앞설 때,

반란군으로 내몰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권력을 쟁취하겠다는 열망이 앞설 때,


옳고 그름과

선의와 불의와는 상관없이

신은 혹은 삶은 언제나

두려움보다 그 열망의 편을 들어주나 보다.


나라의 봄이 오기를 바라는 열망보다

전두환의 야망이 더욱 간절했기에

그 겨울을 맞은 것처럼.


너무 공평하기에

잔인할 수 있는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은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법칙.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떤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