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의 어떤 기도를 보고.
다큐멘터리 3일의 어떤 기도.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예수님이 그려진 형상 앞에서
성모님이 서계신 동상 앞에서
밤빛에 영롱이는 촛불 앞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듯 하지만
가만히 다가가 속을 두드려보면
다들 조금씩 슬픈 소리가 난다.
어떤 기도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깊은 사연들을 꺼내 놓는다.
해가 지고 달이 뜨는 것처럼
늘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람들 마다마다는
다 자신들만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행복하고 웃음나는 일들은 공유하지만
어둡고 슬픈 이야기들은 조용히 혼자서
존재를 모르는 누군가에 기대어
혼잣말하듯 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참 많을텐데.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니?
지니의 요술램프처럼
소원을 빌면 뚝딱뚝딱
그럼 인생이 재미 없으려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서
너무 힘든 사람들도 많을텐데.
성지나 유명한 곳마다
올려져있는 수 많은 돌들.
연말마다 달려있는 새해 소원 카드들.
생일날에 비는 소원.
보름달을 보며 비는 소원들.
바라는 모든 기도들이
이루어지면 참 좋을텐데.
누군가는 간절하게 염원하는
기도들이 이뤄지면 참 좋을텐데.
간절하게 바라는 기도들만이라도
기도에도 우선순위가 있다면.
뚝딱 뚝딱
요술방망이가 각자에게 있음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기도 대신 요술방망이를 들것이다.
뚝딱이는 연습을 하면서.
근데 요술방망이도
뚝딱 뚝딱이면 좋은데
뚝딱 뚝딱이지가 않아서 문제이다.
기도를 해도 좀 뚝딱
요술방망이를 흔들어도 좀 뚝딱이길
바라는 순간
기도가 없는 세상이 오길
요술방망이가 필요없는 세상이 오길 바라는
누군가의 기도도 있을테지.
많은 생각이 나는
저마다의 어떤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