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의 목적

<적고 싶었다> #21

by 윤목

매번 방안의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녀석의 전화 다툼 소리에 불편했던 나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새벽의 정적을 깨뜨리는 다툼 소리에 마치 내가 잘못한 것처럼 숨죽이고 있었다. 연애 상대와 잘 다투지 않는 성격 때문인지 그 시간이 들이닥칠 때면 잠시 도망치고 싶었다. 한두 시간 기나긴 다툼의 통화를 끝내고 나와 하는 말은 늘 같았다.

"난 얘를 이해를 할 수가 없어."

그리고 내가 그에게 삼키는 말 역시 늘 같았다.

"그 여자도 널 이해를 할 수가 없을걸."

물론 친구인 그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런 성격을 가지지는 못했다. 상대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본인인데 다툼의 끝은 항상 상대방에 대한 답답함으로 끝내는게 더 답답했다. 본인도 매번 서로 많이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는데 완벽히 맞을 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그 차이를 좁히려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 마냥 져주라고 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 역시 좁히는 노력이니까. 그래서 그런지 늘 그가 다툴 때면 묻고 싶어진다.

"너의 다툼의 목적은 '너'를 위한 거니 '너희'를 위한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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