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만 남아라

30대가 되기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1

by 윤목


형형색색 가득한 것들 보다 음영으로 이어진 흑백의 색으로 나뉘어진 것을 조금 더 사랑한다. 태초부터 그랬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어렸던 나는 분명 눈에 띄는 이들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갔고 그들을 동경했다. 나도 낭중지추의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흑백에 가까운 사람보다는 튀는 색의 사람이 되려 들었다.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면 남의 시선을 그토록 의식했다는 반성을 할 수 있겠다. 내가 남들을 부러워 했던 것 만큼 남들 역시 나를 부러워 하는 삶을 살길 바랐다. 물론 그런 삶의 방향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삼십대의 지금에 와서야 되돌아 보니 지나치게 겉모습에 치중했던 것이 문제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누가 봐도 화려하고 박수 쳐 주리라 생각했던 응원단 활동을 했고. 동기들 보다 빠르게 사회에 나와 부러움을 받고자 어린 시절 부터 잡지사를 나갔다. 그러다 결국 보기 좋고 멋져보이는 영상 사업을 시작했고 내실없는 나는 사람에 대한 회한들만 남긴 채 삼년간의 헛발질 끝에 사업을 접었다. 그랬다 누가봐도 나는 내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꺼이 남의 눈을 바라보고 사는 삶도 삶이라 해 준다면 감사하다 말하리라.


더 이상 허울뿐인 삶을 살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이따금 예전에 지향하던 삶이 떠오를 때가 있다. 십년 아니 그 보다 더 오래 그런 삶을 바라보며 왔으니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면 관조와 냉소로 일관된 생각을 하자 다잡는다. 다잡는다 해서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힘들어 보고도 눈치 없이 떠오르는 것들을 쳐내기 위함이다. 왠지 모르게 신동엽 시인이 생각나는 일들이다.


껍데기는 가라

삶에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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