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이가 집에 들어간 저녁
더는 이 골목에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내 몸에 붙어있는
천근같은 발의 걸음이 멎으면
뚝 끊기는 소리와 시작되는 적막
방향이 같은 이라도 있었다면
맞은편에서 오는 이라도 있었다면
고요함에 소름돋진 않았으리
툭.
쓰러진 쓰레기 봉지 사이로
고양이 한마리가 살아보겠다고
쓰레기를 뒤적인다
적막을 깬 그 소리에
나는 오늘 쓰레기를 먹지 않았나
그렇게 남들의 부스러기를
줍는데 익숙하진 않았나 살피었다
모든이가 사라진 저녁
더는 이 골목에
나의 발소리 마저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