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버린 모래 성을 쌓는다
다시,
애초에 없었던 것 이었을 지도 모를
그 자존감의 모래성을
자그마한 자존감의 알갱이들 사이
드나드는 수 많은 잔바람들에
나의 영토는 침식되어간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짭짤한 소금기를 머금은 해풍이 다가와
상처입은 모래성에 손찌검을 할 때면
그토록 쓰라림이 느껴지는 것은
잔바람들에 이미 상처를 받아 그렇다.
시간이 흘러 성벽은 바람에 파헤쳐 지고
성의 꼭대기에 꽂아 두었던 깃발은
바람에 펄럭임을 이내 멈추고야 말아
바닥에 떨어져 파도에 휩쓸려 버렸다
무기력 하게 함락당한 모래성을 무너뜨린다
다시,
애초에 쌓지 말았어야 했을 지도 모를
그 자존감의 모래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