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갈색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은 가로수
차갑기만 한 겨울 하늘의 배경에
가느다란 선들을 그려내는 앙상한 나무는 옷을 입지 않았다
추위에 옷을 싸맨 나만이
그대로의 겨울 풍경에 이질감을 선물하고
온전히 추위를 맞이하기엔
나를 안온하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주섬주섬 챙기어
또 다시 몸을 싸맨다
푸른 것들은 보이지 않고 차가움만이 가득한
이곳은 겨울.
거리가 차고도 따스히 보이는 것은
도시의 차가운 것들이 뿜어내는 빛들의 탓
어두운 저녁, 온전한 나의 두 망막이 반짝이는 빛들에 젖어들어
계절을 잃어버리고야 만다
봄,여름,가을,겨울
옷을 또 다시 벗어 던지고,
그제야 오늘의 계절이 무엇인지 육체로 깨닫는다
이곳은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