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디디고 있던 두 발로 땅을 박차
찌들고 누래진 몸을 들어올려 땅과 평행을 이루어 몸져 눕는다
박차는 것에 너무 힘을 주었나
두 다리는 더는 디딜 힘이 없는지 축 쳐져있기만 하고
이내 땅을 디디던 기억조차 사라진 듯 싶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에 몸을 맡기니
귀엔 물이 가득해 그 힘겹고 시끄러운 땅의 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고요한 어둠의 소리가 귀를 채우고 나서야 알았다
땅에서 멀어지는 것은 거룩한 축복일 수 있음을
힘을 들이며 애써 서있던 땅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우뚝 솟지 않아도, 휘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왜 그 많은 이들이 땅에서 멀어져
왜 그 많은 이들이 강에, 바다에
그렇게 흩뿌려지고 싶었던 이유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