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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의 책문과 임숙영의 대책

임금의 잘못이 곳 국가의 병입니다

by 아키세라믹

친구와의 모임에서 우리가 하지 않는 말은 시국에 대한 개인의 견해와 종교에 대한 의견이다

천지가 개벽하는 상황이라도 옳고 그름의 견해는 함께한 다른 친구에 의하여 쉽게 말문이 막히고 끝난다.


그들이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서 자기주장이 뚜렷한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논쟁을 차분하게 이어가는 재주가 없기 때문이다. 혹여 우리가 분명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도 술자리에서 설득하고 핀잔을 주기에 시간은 짧다.


또한 종교와 시국에 대한 논쟁에 대하여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에도 문제는 쉽게 표면화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견해만 분명하기 때문에 자기주장의 끝자락은 항상 도 아니면 모가 되기 쉽다.


시국과 종교에 대한 견해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모양을 갖추어 간다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진보와 보수의 견해차이나 종교에 대한 어쭙잖은 주장으로 술자리를 더욱 흔들리게 하기 때문이다.

흔드는 재주도 탁월하지 못하고 흔들림도 자연스럽지 못하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카톡의 객기는 내가 보기 싫어 지우면 된다.


나는 진보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진보에 대한견해로 다른 친구를 설득하지 못하고 자신의 종교적인 태도를

선명하게 대화로 가져가지 않는다. 다른 견해의 친구도 있지만 우리가 견지해 온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보주의적인 태도와 다른 쪽의 주장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로 자신을 진보 쪽에 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거기 까지가 내 주장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쪽에 자신의 견해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고집이며 때로는 고집 같으나 견해이고 아집일 수 있어도 나는 나의 중심이 내가 원하는 색으로 채색되어 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 나의 글을 읽고 있는 작가님들도 "그래 그럴 수 있지" "거기까지만 "이라는 말씀을 지나쳐 가셨을 수도 있다.

견해 :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입장.

일 수 있으니 다툼이 있고 없음은 그만의 고약한 말투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도 있다. 견해는 어학사전의 풀이보다 완고 하다. 그래서 고약한 말투에 휘둘리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또한 나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들고 들어와 다투고 싶지도 않다. 진보는 진보의 가치로 보수는 보수의 자세로 자신의 견해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견해를 좁혀 가고 싶지 않은 것도 내 생각일 수 있는 것이다.




광해군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과거시험의 마지막 질문을 임숙영에게 한다


1611년 광해군 3년 별시문과 책문


"어리석고 사리 판단도 할 줄 모르는 내가

나라의 대업을 이어받긴 했지만 나는 지혜도 모자라고 현명하지도 않다.

깊은 못과 살얼음을 건너야 하는데 건너갈 방법을 모르듯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


1611년 광해군 3년 별시문과 임숙영의 대책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대답하겠습니다.

전하께서 마땅히 먼저 근심해야 할 것이란

궁중의 기강과 법도가 엄하지 않은 것.

언로가 열리지 않은 것.

공평하고 바른 도리가 행해지지 않은 것.

국력이 쇠퇴한 것입니다.

이 네 가지는 위기와 멸망의 운수와 재앙과 난리의 조짐과 관련된 것이어서

나라의 위기 상황이 오면 바로 이런 네 가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임금의 잘못이 곳 국가의 병입니다."

<김태완 책문 중에서>


400년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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