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예술에 대한 단상
쓰다. 손으로.
쓰다. 머리를.
쓰다. 마음을.
옛날, 쓰는 것은 돌에, 점토판에, 거북이 배딱지(갑골)에 '새기는' 것이었다.
옛날, 쓰는 것은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지금, 쓰는 것은 손가락을 '두드리는' 것이 되었다.
지금, 쓰는 것은 민주화되어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혜택이다.
쓰는 것이 쉬워졌지만,
고이고이 새기는 마음으로 써가면 어떨까?
쓰는 것이 배설하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새김질이 되면 어떨까?
쓰는 것은 잘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눈으로 보고,
두 번째는 머리로 보고,
마지막은 가슴으로 본다.
쓰는 것은 잘 읽으면서 깊어진다.
읽는 것은 지혜를 얻는 것이고,
지혜를 얻는 것은 너그러움을 갖는 것이다.
너그러움은 넓은 마음으로 나 아닌 다른 이들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이다.
쓰는 것은 예술이다.
예술가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개척자다.
쓰는 것은 새로운 생각을 글로 창작하는 예술이다.
예술은 그 진가를 알아주는 이와 공존한다.
쓰는 것은 공감으로 끝을 맺고,
또 다른 생각의 잉태를 도우며 환생한다.
잘 읽는 것은
눈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