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화 속 성인의 상징과 동작을 알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성서에 등장하는 성인의 상징을 알면 성당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과 그림들에서 어떤 성인을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여기 두 개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이 있다. 제목은 모두 '동굴 속의 성모'다.
왼쪽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오른쪽은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
이 두 개의 그림은 같은 구도로 그려져 있다. 등장인물도 성모 마리아가 중앙에, 양쪽으로 아기 예수와 아기 세례자 요한이 자리한다. 성모의 오른쪽에 있는 이는 등에 날개가 달린 천사다. 배경은 모두 동굴 안이고, 구도는 인물들이 삼각형으로 배치된 삼각구도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바로 아기 예수다. 왼쪽은 성모 마리아 왼쪽에 있는 쪽이 아기 예수이고, 오른쪽 그림에서 천사 곁에 있는 쪽이 아기 예수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왼쪽에서는 천사가 가리키고 있는 아기가 예수이고, 오른쪽은 아기가 십자가를 들고 허리에 띠를 두르면서 세례자 요한이 되는 것이다. 천사도 세례자 요한을 가리키던 손을 내려놓고 있다.
세례자 요한은 피렌체 도시의 수호성인이다. 종교화에서 대부분 세례자 요한은 중년의 남성으로 그려지는데, 다빈치는 젊은 남성의 모습으로 그려낸다.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고행을 하며, 동물의 가죽을 두르고 십자가 모양의 막대를 들고 다니는 특징이 있다. 그는 예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나, 그리스도가 올 것을 예언하는 선지자로, 두 번째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켜 예수가 하늘로부터 올 것임을 암시한다. 왼쪽은 표범의 가죽을 두르고, 몸매가 근육질이며 들고 있는 나무막대가 십자가가 아니다. 하여 바쿠스의 모습을 한 세례자 요한으로 부른다. 두 작품 모두 비슷한 모습인데, 모델이 살라이(Salai)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로 추측한다. 테두리의 선이 선명하지 않은 연기 같이 표현되는 스푸마토(sfumato) 기법으로 그려졌는데, 이 테크닉은 다빈치가 발명한 것이다. 모나리자의 입술을 그리기 위해 투명한 유약을 30번 이상 터치하여 선을 흐리게 했다고 한다. 다빈치는 다작을 하는 화가가 아닌데, 그의 완벽주의자적 성격이 오랫동안 시간과 공을 들여 작업하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본명은 시몬으로, 갈릴레아의 어부였다. 그는 예수님의 부름으로 동생 안드레와 함께 예수님을 따르는 12 사제가 된다.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불어로는 피에르 Pierre, 바위, 돌을 뜻함, 영어로는 피터 Peter. 예수님이 반석이란 의미를 담은 세례명을 주셨다)의 무덤이 대성전 아래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성전을 지은 것이 지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다. 예수님이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주며, 그가 가톨릭 교회의 반석이 되도록 했고, 베드로에게 천상의 열쇠를 부여했다. 그렇게 가톨릭에서는 베드로의 후예인 교황을 선출한다. 베드로는 로마에서 박해로 처형될 때, 예수님과 같은 방식으로 죽을 수 없다는 이유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서 죽는다. 베드로는 로마의 수호성인이고, 수탉으로 상징된다. 수탉은 어두운 세상에서 가장 먼저 깨어 빛이 도래함을 알리는 깨어있는 영혼을 상징하다. 베드로의 상징물은 천상의 열쇠이고, 직업은 어부와 문지기 등의 수호자다.
사도:
사도를 뜻하는 apostle은 파송하다란 동사에서 유래하고, 그 뜻이 어떤 임무를 이루기 위해 누군가를 먼저 보낸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독교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공동체의 지도자 역할을 맡긴 사람' 이란 뜻이다.
사도 바울 (혹은 바울로)
바울은 불어와 영어에서는 폴, 이탈리아어로는 파올로, 스페인어는 파울로다.
바울은 예수님이 살아있을 때 제자가 아니었다. 그것 때문에 기존의 예수님의 제자들과 마찰이 있던 듯하다.
그는 '이방인들의 사도'라고 불리는데, 이는 그가 유대인들 이외의 더 많은 이들, 이방인들을 상대로 예수의 말씀을 전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예수를 믿는 자들을 앞장서서 박해하던 사람인데, 예수의 음성을 들은 이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교의를 전하기 위해 북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한 로마제국의 주요 도시들을 돌아다녔다.
바울 사상은 기독교의 교리, 역사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그의 선교여행 (무려 20,000km의 거리) 영향과, 특히 신약성서 27개의 문서 가운데 13편에 달하는 그의 이름으로 된 서신들은 초대교회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신약성서 저술에도 기념비적 업적을 세웠다.
'예수가 없었다면 바울이 없었겠지만 바울이 없었다면 기독교도 없었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울의 역할은 기독교 정립에 핵심적이었다.
그래서, 교회의 반석인 베드로와 바울이 기독교의 기초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는 유대인으로 태어났지만, 로마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율법과 훌륭한 고전 교육을 받고, 수사학도 공부한 것으로 본다.
바울이 예수의 음성을 들으며 회심할 때, 말에서 떨어진 이야기가 성화로 그려지고, 로마 시민이 처형당할 때 누릴 수 있는 참수형(칼로 목을 베는 형, 로마 시민이 아닌 이들은 더 오랜 시간 고통을 당하며 죽는 십자가형을 당하므로, 참수형이 나름의 특권)으로 박해를 받았다.
하여, 바울의 상징은 무엇보다도 성서의 집필, 그리고 박해를 받은 도구(이것은 자주 성인들의 상징으로 채택)였던 칼이고, 작품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함께 표현된다.
도마는 영어와 불어로 토마스,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도 비슷하다. 그는 석공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석공과 건축가의 수호성인이다. 그의 상징은 그래서, 도면을 그리고 실측을 하는데 중요한 도구인 삼각자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비올레 르 뒥이라는 건축가가 리노베이션을 했다. 같은 시테섬에 있는 생샤펠도 그가 리노베이션을 했다. 그는 중세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부각하는 방식으로 재건을 해서, 고고학적으로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는 지금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어, 비판을 받기도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에 이전에 없던 첨탑(2019년에 첨탑이 화재 때 꺾어지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준 장면이다)을 세웠고, 그 첨탑을 열두 명의 사제 조각으로 장식했다. 그중 건축가의 수호성인인 도마의 조각은 비올레 르 뒥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첨탑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비올레 르 뒥 모습의 도마가 인사를 하듯 손을 얼굴에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성인들은 땅을 행해 있는데, 자신이 만든 첨탑을 감상하듯, 첨탑에 올라온 사람을 반겨주듯 배치가 된 것이다.
종종 종교 건축물에서 삼각자나 자를 들고 있는 조각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조각을 한 석공이나 건축설계를 한 사제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돌로 새겨 넣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예수님의 삶과 행적을 기록한 성경이 복음서다. 신약은 새로운 언약이란 뜻이다.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신약의 4 복음서라 한다.
가장 먼저 마가복음이 기록되고, 이를 기초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기록되었다. 요한복음은 50년 후에 다른 복음들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기술된 것이다.
마가는 불어(Marc)와 영어(Mark)에서는 마크, 이탈리아어(Marco)와 스페인어(Marcos)는 마르코로 불린다. 마가의 상징은 사자이고, 마가의 무덤 위에 지어진 성당이 베니스의 산마르코 대성당이다. 마가는 도시 베니스의 수호성인이고, 유리공들과 안경 제조자들의 수호성인 이기도 하다.
누가는 불어에서는 뤽 (luc), 영어로는 루카 (luka), 독일어로 루카스 (lukas), 이탈리아어로 루카 (luca), 스페인어로는 루카스 (lucas)다.
누가의 상징은 황소이고, 마가와 마찬가지로 성서를 쓴 사도라 성서로 보이는 책을 들고 있다. 누가는 의사와 화가들의 수호성인이다.
요한의 상징은 독수리와 뱀이 든 성배(잔)이다. 요한은 야고보의 동생으로, 예수님의 12 제자 중 한 명이고, 가장 어린 사제로 알려져 있다. 요한은 요한복음서와 요한 서신의 저자다. 그래서, 성서를 들고 있거나 쓰고 있는 모습이 표현된다. 요한의 영어 이름은 존 (John), 불어는 장 (Jean), 이태리어는 지오바니 (Giovanni), 스페인어는 후안 (Juan), 독어로 요한 (Johannes)이다. 요한의 한국 이름이 독일 이름에서 유래된 유사하다.
마태오는 불어 마티유 (Matthieu), 영어 매튜 (Matthew), 이탈리아어 마테오 (Matteo), 스페인어 마테오 (Mateo)로 불린다.
마태오의 상징은 특이하게도 사람의 형상, 날개 달린 천사, 도끼창이고, 마태오복음의 저자로 성서를 들고 있거나 쓰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예수를 따르기 전에 세리라고 하는 세금을 거두는 일을 했기 때문에, 그는 은행가나 회계사, 세무사 등의 수호성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