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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Apr 23. 2017

인생 황금기의 시작이다

일요일임에도 업무차 충북 보은에 다녀왔다. 요새 시골길을 지나다 보면 배꽃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배나무 과수원에서 미팅을 한 덕분에 햇빛 좋은 날 낭만적인 배나무 꽃터널을 걷는 행운도 누렸다. 배꽃은 향기가 거의 없는지라 향에 취하진 않았지만, 눈에 꽉 차는 광경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저 화려한 꽃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그제야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힌다. 인생의 아름다운 계절이 20대라면 열매가 익는 황금기는 50대일 것이다. '철이 들다.'란 말이 있다. 여기서 철이란 계절을 의미한다. 즉 철이 들었다란 말은 시기를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이고, 다시 말하면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다.


난 젊어서 철이 들지는 않았지만, 20대일 때부터도 50대가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었다. 빈둥거리며 막연히 기다리지 않았고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빨리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드디어 만으로 50이 되었고 오랜 기다림 이후에 만난 이 시기가 반가웠다. 이 봄이 드디어 내 황금기의 시작이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좋은 일들이 생기고 있고, 차근차근 그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 계절이 나에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으나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 즉 철이 드는 것에 오늘도 깊이 감사하고 있다. 내일이 오늘이 되는 것도 기적 같은 일이다. 매일매일이 일상적인 기적으로 채워지길 기대하며 오늘도 하루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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