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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Jul 12. 2019

길냥이를 위해 밴댕이를 사 오다

공장에서 밥 주는 길냥이 미미와 나나를 위해 김포 대명항에서 밴댕이를 사 왔다. 사진의 미미는 오드아이인데 지난 4월 말 첫 출산에 무려 일곱 마리를 낳았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그중 다섯 마리를 잃고 두 마리만 남게 되었다. 남은 두 마리는 건강하게 자랐으나 겨우 2개월이 좀 지났을 뿐인데 벌써 독립을 했는지 요새 보이지 않는다.




미미가 출산 후 새끼들 젖을 떼야하니 한 달쯤 지나 5월 말쯤 김포시청에 TNT을 신청해서 중성화 수술을 할 계획이었다. 당시 통화할 때는 2주 후쯤 연락이 올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한 달이 훨씬 넘어 연락이 왔고 출장 포획 날짜는 다음 주인 7월 중순으로 정해졌다.

그런데 몇 주 전쯤 미미는 또다시 임신을 한 것 같다. 판단은 수의사가 보고 하겠지만 이미 배가 많이 불러있어서 다음 주 예정된 중성화 수술이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계산해보면 고양이는 출산 후 2개월 만에 또다시 임신을 한 것이다.

어찌 됐든 지금 신체적으로 무척 힘들 때니 사료 외에 영양식을 주기 위해 밴댕이를 사 온 것이다. 어물전에서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께 고양이 먹이려고 한다고 했더니 자신도 고양이에게 가끔 생선을 준다며 원래 1kg에 10,000 원인 밴댕이를 2kg 가까이 주셨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한동안 먹일 수 있겠다.

예상대로 미미는 매우 좋아했고 무려 2마리를 순식간에 뼈까지 통째로 먹어치웠다. 반면 나나는 간이 없는 밴댕이가 입에 잘 안 맞는지 아예 먹지 않았다. 그 덕에 미미가 총 세 마리를 먹었다.




내가 고양이와 인연이 된 것은 딱 3년 전이다. 그 전에는 고양이를 무척 무서워했으며, 괜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3년 전 우연히 처음 인연이 된 고양이는 어미에게 버림받은 병든 새끼 고양이였고, 나와 만난 다음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바람에 내 손으로 묻어줬다. 그렇게 고양이와의 인연은 측은지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와 인연이 되었으며 집에서도 강아지 두 마리와 한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길고양이를 위해 일부러 포구까지 나가 생선을 사 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3년 전이라면 나라도 그렇게 봤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미미는 태어날 때부터 봤기 때문에 좀 더 특별하긴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라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진다. 그래서 그들의 생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하는 것이다.

미미가 밴댕이를 좋아해서 다행이다. 잘 먹고 건강하면 좋겠다. 혹시 이번 TNT 판정에서 태아들이 너무 자라 중성화가 어려울지 모르니 더 잘 먹어야 한다. 건강히 오래 살아 주면 좋겠다.

#길냥이_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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