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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현 Aug 03. 2024

붉은 벽돌 사이의 이단아, JS빌딩

한 페이지씩 보는 나의 건축노트







JS빌딩


위치 : 서울 종로구 동숭동 1-35 에이비씨마트 빌딩

건축가 : 조건영




JS빌딩


연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거리는 누가 뭐래도 대학로입니다.

대학로는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로 남아 많은 젊은 사람들이 찾곤 하는 거리죠.

이곳은 특이하게도 확실한 건축적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붉은색이예요.

한국 근대 건축의 거장 김수근은 주로 붉은 벽돌을 사용한 건축물들을 지었고, 그의 이런 붉은 건물들은 대학로 부근에 특히나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많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가끔보면 대학로에는 한 사람이 모두 지었다기엔 너무 많은 붉은 건물들이 특색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건 김수근이 명실상부 건축거장 이었기 때문에 많은 건축가들이 그 뒤를 따라 붉은 벽돌 건물들을 지어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런 붉은 대학로에 마치 반항아 처럼 파격적으로 서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JS빌딩.

구조의 표현은 건축에 있어서 오래된 기법입니다. 마치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건축가들은 자신이 설계한 건물의 본질이 되는 구조가 어떻게 획기적으로 하중에 저항하는지 아름답게 표현해내곤 했습니다.

우리의 전통건축들 또한 기둥이 벽에 드러나 있고, 내부에는 목구조가 가감없이 보여지는 등, 매력적이게 구조를 표현해요.

물론, 당시 목수들이 정말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런류의 건물들은 자신의 본질적인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솔직하면서도 깊이 있는 건축을 가능하게 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JS빌딩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시나요? 아마 조금만 눈여겨 보시면 깨달으실겁니다.

기둥을 중심으로 바닥체들이 이에 대각선 프레임들로 연결되어 건물의 무게는 오직 이 기둥을 통해 지면으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순명료한 구조는 건물의 각 모서리를 잘라내 노출시킴으로써 표현되죠.

철제 프레임들과 유리로 이루어지는 가벼운 이미지는 구조와 함께 더욱 강조되는 듯 합니다.


아쉽게도 이 건물은 지어진 이래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상업건물의 숙명에 따라 여러 광고판으로 둘러쌓였고,

원래는 건물 오른쪽에 커다란 기하학적인 콘크리트 매스(덩어리)가 붙어 콘크리트,철,유리의 극적인 대비를 볼 수 있었지만, 철거되고,

프레임도 여러 색깔들로 덧칠된 끝에 지금에 이르게 됐죠.


어찌됐든 JS빌딩은 대학로의 중심지에 아직도 멋지게 서 있습니다. 지나가다 이 건물을 보신다면 자신을 봐달라고 말 걸고 있는 모서리에 한번씩 관심 가져 주세요!


-2022.12.16 15:48




과거의 JS빌딩 (출처: https://sidhin.com/대학로-js빌딩-파격의-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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