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1
길목마다 어린 남자아이들이 마치 골키퍼, 수문장처럼 서 있었고, 모든 골목길은 아이들의 차지가 되었다. 여자아이들은 집 앞 좁은 길에서 고무줄놀이하고 있었고, 어른들은 침상에 앉아 부채질하거나 장기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놀기 좋은 곳은 창식이네 집, 대문 앞이었다.
“야! 창식이네 대문이 너네 팀 골대고, 저쪽 골목길 끝이 우리 팀 골대야, 알았지?”
“알았어, 시작하자!”
족히 10명이 되는 아이들이 한데 모여, 공을 찼다. 땀을 뻘뻘 흘릴 즈음에 짜장면집 아저씨가 100원짜리 쮸쮸바를 하얀색 비닐봉지에 가득 가져와 하나씩 고르라고 하셨다. 머리를 자를 때가 된 더벅머리, 뻗친 머리카락 끝으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다른 녀석은 구레나룻을 따라 턱끝으로 뚝뚝 떨어진다.
“야, 다 먹었으면, 다시 시작하자!”
“잘 먹었습니다. 아저씨!”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아이들도 기운이 빠질 시간이었다.
민식이가 공을 잡았다. 민식이 동생, 민우가 빠르게 골목길 쪽으로 뛰었고 민식이는 그곳으로 힘껏 찼다. 민우가 그 공을 잡아, 골목길 골대로 강하게 찼다.
“들어갔다! 앗싸~!”
실제로 골대는 없지만, 좁고 긴 골목길의 끝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골대였다. 그 골목길은 넓은 또 다른 길과 만나는 길이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가끔 그 넓은 길은 차들이 다녔다.
“야! 공! 고옹!!”
힘껏 찬 공이 지나가던 1톤 트럭 바퀴에 끼었고 펑 소리와 함께 터졌다.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굉음이었다.
“이 녀석들! 여기서 공 차면 어떡해!” 트럭 아저씨가 내려와 언성을 높였다.
우리는 모두 창식이네 대문뒤로 숨었다.
“여기 우리 축구장이란 말이에요!!” 민식이가 거침없이 말했다.
그랬다. 나와 동네 친구들은 언제나 여기서 축구하고, 일이 삼사를 하고, 공기를 하고 때론 술래잡기도 했다.
30년도 훌쩍 넘었다.
어느 날, 무슨 일인지, 그 근방에 약속이 생겼다.
애써 지나칠 수도 있는 그 골목길이 생각나, 옛 추억을 생각하며 그곳으로 갔다.
그 골목길을 보았을 때, 족히 20걸음도 안 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