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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Feb 13.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물장오리오름

열하나. 비교 할 수 없는 최고의 비경, 물장오리 오름 습지

대한민국에는 2015년 12월 숨은물뱅듸습지가 Ramsar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총 19곳에 이른다.


제주에는 19곳중 물장오리오름, 한라산 1100고지, 동백동산, 물영아리오름, 숨은물뱅듸습지등 람사르 습지가 5곳이 있다.

거기에 제주 368개의 오름 중 백록담처럼 산정호수를 품고 있는 것은 여기 물장오리오름을 비롯해, 사라오름, 소백록담, 어승생앗, 물찻오름, 동수악, 물영아리, 금악, 삼뫼소, 원당봉, 하농분하구의 11곳이라고 한다

두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습지중 물장오리 오름은 허가를 받아야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물장오리는 원형의 분화구를 갖추었으면서 습지로 이뤄진 화구가 특징인 신비스럽고 영험한 오름.


한라산(백록담)과 영실기암(500장군 바위/오백나한)과 더불어서 3대 성산(聖山)으로 알려져 있다.

성스러운 산이라서 심신을 깨끗하게 해서 만나야 하며 부정한 사람이 오르면 산정호수 주변 상황이 변한다고 구전되고 있다.

더불어 호수 주변에서 떠들거나 손상을 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면 물장오리가 노여워하며 화를 입힌다는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다.

물장오리의 백미인 산정호수는 물이 깊이를 알 수 없고 깊은 때문에 창(밑) 터진 물이라고도 불렀다고 전해진다.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때문에 산정호수 자체를 신성시 했다는데 대해서도 충분하게 이해가 된다.

제주에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문헌 기록을 보더라도 옛 부터 산정호수의 물을 두고서 중요시 했던 모양이다.

설화를 통하여 제주도 섬을 창조한 상징적인 여인이며 전설속의 인물인 설문대할망도 이곳에 빠져서 죽었다고 한다.

설문대 할망 역시 물장오리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들어갔다가 영영 나오지 못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장오리의 정확한 뜻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추측과 구전되는 내용을 정리하면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 일대에는 물장오리 외에도 테역장오리와 쌀손장오리, 불칸디오리(오름) 등 4곳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서 장오리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따라서 물장오리의 쉬운 풀이를 한다면 물이 있어서 덧붙여진 것이 오름의 유래가 아닌가 추측이 된다.

행여 이 단어를 두고서 물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궁금함도 포함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했으며 표고는 937.2m로 10부 능선에 가깝고 비고 역시 탐방의 묘미를 느끼기 최적인 120m이다.

산정호수를 만나기 위하여 진행을 하는 산세나 현장의 자연스러움이 깊고 그윽하게 펼쳐지므로 탐방의 맛이 나는 오름이다.

근년에 통제가 이뤄지면서 장오리 일대의 생태 변화가 더 자연스러워진 것도 이에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정호수의 정확한 깊이를 알 수 없지만 대략 2m정도로 추측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구전되는 여러 내용을 참고한다면 옛날 보다는 수량이 적은 것으로 추측이 된다.

생태의 변화와 중산간 지역의 개발을 타고서 지하층이나 산수로(水路)가 줄어들면서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인근 골프장에서는 이곳에 파이프를 연결해서 물을 빼 썼다는 불편한 진실도 사실로 확인이 되었다.

실제 지금도 녹슨 파이프와 흔적들이 있어서 변명할 여지가 없다.

장오리 주변은 제주 4.3 당시 유격대 훈련장이 있었던 곳으로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서 그 흔적들을 만날 수가 있다.


안내판 뒤쪽을 통하여 작은 계곡을 지나니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로 길 흔적이 있다.

허락을 통한 탐방이 이뤄지는 경우나 관리와 보존 차원의 방문 등으로 드나들며 만들어진 길인 셈이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지만, 오름 동호회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 종종 올라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습지 언저리를 밟게 되고, 약간의 육화(습지가 단단한 땅으로 되는 상황)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보통의 오름 처럼 일단 등성에 오른 후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만나는 화구가 아니고 갑자기 나타난 때문에 순간적으로 놀랐다.

깔딱고개 능선을 오르는 일이 마무리 될 즈음에 갑자기 나타난 산정호수가 눈 앞에 펼쳐진다.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호수 안에는 어떤 동식물이 사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영적인 기운마저 맴도는 가운데 이곳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속의 설문대 할망이 불쑥 솟아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장오리의 호수는 아무리 심한 가뭄이 겹쳐도 물이 말랐다는 기록은 없다.

또한 집중호우나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도 범람하거나 호수 밖으로 역류되는 일이 없다.

실로 신령스럽고 영험한 호수이다.

방향을 돌리면 물장오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인 성판악(성널오름)이 보인다.

다른 방향으로는 수악(물오름)이 보인다.

정상부 둘레를 지나는 동안에도 몇 곳에서 산정호수를 볼 수 있다.

울창한 숲에 가리지만 틈새로 보는 호수도 운치가 있다.

영험하고 신성시 되는 곳…

마치 기(氣)가 흐르는 듯 묘한 느낌이 들고 고요함만 맴돈다.

조용함이 넘쳐나고 평화로움 마저 느껴지는 파라다이스이다.

파란 하늘과 푸른 숲이 호수를 애워싸며 분위기를 더한층 고조 시킨다.

골풀이나 송이고랭이 등을 우선으로 습지 식물들의 종류도 다양하게 자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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