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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ug 01. 2019

일반인문 CX 예정된 전쟁

; Graham Allison그레이엄 앨리슨의 글로 보는 정세 읽기

Graham Allison그레이엄 앨리슨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국가안보전략전문가로 하버드대학 정책전문대학원 케네디스쿨의 학장직을 12년간 맡으며 세계최고의 공공정책전문대학원으로 키워냈다.

레이건부터 클린턴 정부까지  보수,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방부, 국무부, 대통령의 정책전략자문을 두루 맡았다.

그가 지은 또다른 책, Essence of Decision 결정의 본질은 국제정치 분야의 오랜 베스트셀러다.

이렇게 학문과 현실정치, 두 영역에서 국제정치, 안보 전략의 거물로 인정 받는 사람이 Graham Allison 그레이엄 앨리슨이다.

이 노회한 거물이 미, 중 양국간의 경쟁과 대결을 오랜 시간 지켜보며 미래를 예측한 시나리오가 바로 이 핵심이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Thucydides’s Trap 투키디데스의 함정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이 현 지배 세력을 위협할 때는 반드시 위험을 알리는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국가 간 전쟁, 동네 아이들 싸움과 다르지 않다(?)

불안감을 느낀 1인자와 자존심 상한 도전자의 대결!

이 지점이 투키디데스 함정의 핵심이다. 

이겨도 다칠 게 뻔하니까 둘은 서로 진짜 싸울 마음이 없다. 

하지만 1등이 가진 불안과 도전자의 자존심이 충돌하는 그 순간, 여기에 주변의 호의적인 기대가 고조되면서 먼저 발을 빼면 체면이 망가지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상황이 바뀌게 된다. 

그러면 결국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쟁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촉발된니다. 

이것이 바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1부 중국의 부상은 21세기 현재 명실상부하게 강대국으로 떠 오른 중국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고 

2부 역사의 교훈은 서양 역사에서 지배세력과 신흥세력간 전쟁 사례를 살핀다.

3부 폭풍전야는 미, 중 양국간 대립에  실제적 양상과 두 나라 받는 역사적, 운명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상세하게 다룬다.

마지막 4부 전쟁은 필연적이지 않다에서는 중국과 극단적 충돌을 피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이 취할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를 제안한다.

중국의 부상


어떤 국제기구 테이블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던 한 나라가 꼭 한 세대 만에 꼭대기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도약했다. 


2008년 이후로 2년마다 중국이 이룬 GDP 증가량은 인도 전체의 경제 규모보다 더 컸다.

2015년에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었음에도 중국 경제는 16주 만에 그리스를 그리고 25주 만에 이스라엘을 하나씩 만들어낼 정도로 성장했다.

2005년까지 중국은 로마만 한 크기의 도시를 2주마다 하나씩 만들었다.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중국이 만들고 사용한 시멘트의 양은 미국이 20세기 내내 만들고 사용한 시멘트의 양보다도 더 많았다.

2011년에 한 중국 회사는 30층짜리 고층건물을 단 15일 만사실 중국은 단 15일 만에 유럽 전체의 주택 공급량과 맞먹는 수의 건물을 지었다.

1996년과 2016년 사이에 약 11만 킬로미터 길이의 고속도로를 포함해서 약 420만 킬로미터의 도로를 건설해서 국토의 95퍼센트를 연결했다.

가장 광범위한 고속도로 시스템을 갖춘 나라인 미국이 거의 50퍼센트인 점에서 본다면 따라잡고도 남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제 전 세계에 있는 고속철도를 전부 다 합한 것보다도 더 긴 고속철도를 보유하게 되었다

중국은 이제 컴퓨터, 반도체, 통신 장비뿐만 아니라 의약품 생산에서까지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군부는 수십 년간 미국이 발전시켜온 선박과 비행기 및 위성에 맞설 수 있는, 더불어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항공모함을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이나, 수십억 달러짜리 미국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100만 달러짜리 위성 공격용 미사일이 그 예다.


한국사람들이 중국을 무시하는 쪽으로는 어디서 안빠지는데 안타까운 현실인식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국가간의 힘의 뀬형이라는 점에서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 모두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을 했고 그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런 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중심으로 짜여진 국제사회의 질서에 하나하나 도전하고 있다

중국이 IBRD 세계은행에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미국에 요청했는데 이를 단칼에 잘라 버렸다

그러자 아예 자국 중심으로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라는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을 만들어 버렸다.

AIIB 가입국

이 AIIB는 문을 열기도 전에 57개국이 가입신청을 했다

놀랍게도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영국이 1번으로 가입을 했다

AIIB에 초기 자본으로 300억 달러를 투입한 것을 포함해서 2016년에 중국의 세계 개발 자금용 총자산은 서방의 여섯 개 주요 개발 은행의 개발 자금용 총자산을 합한 금액보다 1300억 달러 더 많았다


2013년 9월, 시진핑은 중국이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의 65개국, 44억 인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크로드’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1조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플레를 감안하더라도 이 금액은 마셜플랜 열두 개를 추진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어떤 위기나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나 아시아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했던 질문이 ‘워싱턴의 생각은 무엇인가?’였는데, 지금은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베이징의 생각은 무엇인가?’


21세기 중국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학계, 정계 주류 중 주류임 그레이엄 앨리슨의 주장이다


역사의 교훈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적용할 태평양시기의 일본과 미국의 사례와 1차 세계대전의 계기가 된 영국과 독일의 사례등 열여섯가지 예를 들고 그 중 다섯가지를 골라 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① (15세기 말) 포르투갈 vs 에스파냐-세계 제국과 무역: 전쟁회피 

② (16세기 전반) 프랑스 vs 합스부르크-서유럽의 영토권: 전쟁

③ (16,17세기) 합스부르크 vs 오토만 제국-중부유럽과 동유럽의 영토권과 지중해 제해권: 전쟁

④ (17세기 전반) 합스부르크 vs 스웨덴-북유럽의 영토권과 제해권: 전쟁

⑤ (17세기 중후반) 네덜란드공화국 vs 영국-세계 제국 제해권, 무역: 전쟁

⑥ (17세기 말~18세기 중반) 프랑스 vs 대영제국-세계 제국과 유럽의 영토권: 전쟁

⑦ (18세기 말~19세기 초) 영국 vs 프랑스-유럽의 영토권과 제해권: 전쟁

⑧ (19세기 중반) 프랑스와 영국 vs 러시아-세계 제국, 중앙아시아와 동부 지중해 영향권: 전쟁

⑨ (19세기 중반) 프랑스 vs 독일-유럽의 영토권: 전쟁

⑩ (19세기 말~20세기 초) 중국 러시아갈 vs 일본-동아시아의 영토권 및 제해권: 전쟁

⑪ (20세기 초) 영국 vs 미국-세계 경제지배와 서반구에서의 해군력 우위: 전쟁회피

⑫ (20세기 초) 프랑스와 러시아 지지 영국 vs 독일-유럽의 영토권 및 제해권: 전쟁

⑬ (20세기 중반) 소련 프랑스 영국 vs 독일-유럽의 영토권 및 제해권: 전쟁

⑭ (20세기 중반) 미국 vs 일본-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제해권과 영향력: 전쟁

⑮ (1940년대~1980년대) 미국 vs 소령-세계 패권: 전쟁회피

⑯ (1990년대~현재) 영국 프랑스 vs 독일-유럽에서의 정치적 영향력: 전쟁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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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폭풍전야에서는 이제 미국과  중국을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두 나라의 역사, 정치제도, 지도자의 성향, 국가운영 철학이 상세히 설명되어진다.


100여년전 미국.


19세기 말 유럽에 대항하는 신흥세력으로 성장했던 미국의 문제적 지도자인 26대 대통령 Theodore Roosevelt 시어도르 루즈벨트(1901~1909). 

그가 어떻게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높여갔을까

이 시어도르 루즈벨트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32대 대통령인 Franklin Roosevelt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시어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패권국가 미국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데 그는 대략 이런 사람이었다.

Theodore Roosevelt 시어도르 루즈벨트

모든 위대하고 영매한 민족은 싸우는 민족이었습니다.

미국이 인접 지역의 땅을 합병해온 것은 신의 섭리로부터 위임받은 도덕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사실상 불가피한 활동이었다

저는 전함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결국에는 이 대륙에서 유럽 세력을 모조리 몰아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간신히 매달아놓은 우리 국기가 끌려 내려지는 꼴은 절대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시어도르 루즈벨트


8월 말이 되기 전에 미국은 에스파냐와의 전쟁에서 이겼고 12월에 양측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에스파냐에게 주어진 조건은 가혹했다. 쿠바는 독립을 얻었고, 에스파냐는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을 미국에 양도했다.


시어도르 루즈벨트는 오직 힘을 통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켜야한다는 패권주의자 그 자체였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이 지배한다.

유럽의 간섭은 가차없이 힘으로 물리친다 이것이 루즈벨트의 신념이자 믿음이었다.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영국과 맞서기 위해 미국의 해군력을 증강시키는 것에 누구보다 앞장섰고 남미 대륙의 지배를 위해서 쿠바문제에 개입하고 에스파니아와 전쟁을 벌여서 승리한다.

그리고 유럽 최강국 독일과 영국에 맞서 베네수엘라의 지배권을 얻는다.


루즈벨트가 했던 팽창전략의 하이라이트는 파나마운하 획득이었다.

당시 미국은 경제, 군사적 이유들로 중앙아메리카를 관통하는 운하가 굉장히 절실했다.

그리고 그 입지로는 파나마가 적격이었다.

그런데 당시 파나마는 지금처럼 독립된 국가가 아니고 엄연히 콜롬비아에 속해있는 일종의 지방이었다.

미국이 콜롬비아에 운하건설을 제안 했는데 콜롬비아가 그것을 거부한다.

그러자마자 콜롬비아를 군사력으로 압박해 버리고 어용정부를 세워 파나마를 그대로 독립시켜버린다.

그리고 파나마운하의 권리를 미국이 독점하게 된다.

이렇게 남미,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가리지 않고 세계 여러국가의 내정에 간섭해서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는 미국식 외교전통이 이때 시작이 된다.


미국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지배세력이었던 영국을 주저 없이 배제했다.

그리고 영국과 유럽의 간섭은 힘으로, 반협박에 각깝게 무력화시켜버리고 만다.


習近平 시진핑과 중국.

시진핑과 리콴유

시진핑과 중국이 100년전 미국이 적용했던 방법을 그대로 모방하려 한다면 미국은 뭐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


만약 지금 중국이 당시 미국의 절반 정도만이라도 요구하려 든다면 지금의 미국 지도자들은 과거에 영국이 그랬듯이 영리하게 적응하는 방법을 찾게 될까?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시진핑과 루스벨트 사이에는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두드러진다. 

그러나 미국이, 당시 영국이 받아들였던 운명을 용인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100년 전 미국과 시어도르 루즈벨트에서 2012년 시진핑으로 돌아와서…

그레이엄 엘리슨에게는 중국문제에 관한한 오래된 멘토이자 친구가 한명 있는데 싱가폴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총리인  李光耀 리콴유.

두 사람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 했고 중국과 관련된 문제들을 굉장히 깊이있게 상의 했던 관계로 보인다.

리콴유는 중국 대륙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들과도 오랜시간 매우 가까운 사이 였다.

미, 중 양국의 최고 지도자들과 늘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는것이 매우 특이하다.

리콴유가 그레이엄 엘리슨에게 이 사람을 주목하라고 오래전에 말했던 사람이 중국의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격변하는 시대에 리콴유가 “강인한 영혼”이라고 부른 무기를 가지고 등장했다.5 지금까지 시진핑을 다른 나라의 지도자와 비교한 시도들이 많았지만 리콴유의 비교가 가장 특이했는데, 그는 시진핑을 “자신의 불운함이나 고통이 자신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지 않는 엄청난 정서적 안정감을 지닌 인물”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와 비슷하다고 했다


‘차이나 드림’은 번영과 힘을 결합한 것으로, 미국의 세기에 대한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강력한 비전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역동적인 뉴딜정책에 맞먹는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말에는 이런 뜻이 들어 있다. 

• 서양이 침범해오기 전에 중국이 아시아에서 누렸던 지배적인 영향력을 다시 회복한다.

• 본토의 신장과 티베트만이 아니라 홍콩과 타이완을 포함해서 ‘더 큰 중국’ 영토에 대한 지배권을 다시 세운다.

• 국경을 따라 그리고 인접 바다에서 과거의 세력권을 회복하여, 주변국들로부터 강국들이 언제나 다른 나라들에게 요구해온 존대를 받는다.

• 각종 세계기구에서 다른 강국들에게 중국에 존중을 보이라고 명령한다. 

시진핑이 내세운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구호는 시어도르 루즈벨트와 Doppelgänger 도플갱어처럼 닮아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

중국대륙 지도자의 통치 이념은 공산주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공산국가가 아니다…?


그레이엄 엘리슨은 중국이 이미 국가 통치 이념을 공산주의에서 민족주의로 수정했다고 이야기 한다.

열렬한 공산주의자였던 마오와 그의 동료들은 중국인의 정체성을 세계적 차원의 (그리고 서양의 것임이 분명한) 이데올로기에 종속시켰다. 


그런데 이제 민족주의가 훨씬 더 효과적이고, 오랫동안 영향력을 발휘해온 토착적인 개념임이 입증된 것이다.

시진핑은 당을 제국의 신하들이 21세기식으로 계승한 집단으로, 역사로부터 부여받은 통치 권한을 가지고 자랑스러운 문명을 지키는 수호자로 재창조해내고 있다.


인민공화국은 청 왕조를 이어받은 나라가 된 것이다. ······ 그리고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이 등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시진핑은 중국 고전 사상의 부흥을 주도했다. 

그는 전국의 관리들에게 공자를 비롯하여 “민족적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중국 철학자들의 “빼어난 통찰”을 배울 수 있도록 강의를 들으라고 명령하는 한편, “중국공산당은 이런 훌륭한 중국 전통 문화를 계승한 조직”

시진핑의 중국은 이미 공산주의를 버리고 스스로의 정체성과 지향을 명나라와 청나라와 같은 전통적이고 강력한 제국이되는 방향으로 수정을 했다고 한다.

공산주의는 인류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정치제도이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공산주의는 노동자와 민중을 정치권력의 중심에 둔 제도다.

이에 비해 명, 청 같은 제국은 황제 1인이 권력을 독점하는 구태 독재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나 공화정과 비교를 하면 용도폐기되는것이 마땅한 구습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민족주의에 기반한 제국주의를 21세기 중국이 통치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다는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어쩌면 21세기에 황제가 다스리는 세계 최강국대국인 제국을 이웃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아찔하다.


중국은 이제 미국에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 할 것이다.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한 중국 동료는 이렇게 대답했다.

뒤로 물러서라.

그의 동료는 더 솔직한 두 단어로 표현했다.

참견 마라.


시진핑은 2014년에 있었던 유라시아 지도자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의 일을 다루고, 아시아의 문제를 해결하고, 아시아의 안보를 지키는 일을 맡아야 할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들입니다.


이는 향후 아시아는 중국의 힘 아래 두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황제들은 언제나 한반도의 국가를 주종관계로바라보고 대우 해 왔다는 점에서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제 노골적으로 대국으로서의 입지와 권한행사를 원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엄 앨리슨은 이제 두 나라의 다양한 차이점을 Samuel P. Huntington 사무엘 헌팅턴이 제시한  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 문명의 충돌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 중 두 나라의 정치적 가치관과 정부제도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비교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인들 역시 자신들의 문명적 성취를, 특히 정치 영역의 성취를 거의 종교적 열정을 가지고 떠받든다. 

이 나라의 혁명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유를 위한 열정을 퍼뜨렸다. 

그것은 미국인들의 정치적 신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선언문 속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는데, 여기서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창조되었”고 그들은 “창조주로부터 빼앗을 수 없는 확실한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선포한다. 


20세기의 위대한 사회역사학자 Richard Hofstadter 리처드 호프스태터가 말했듯이, “이념을 가지는 게 아니라 이념 자체가 되는 것이 한 국가로서 우리가 짊어진 운명”이었다.

중국인들에게는 질서가 정치의 핵심 가치이고 질서 외에는 혼돈의 길밖에 없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황제가 서열의 맨 꼭대기에 있으면서 질서를 유지했다. 

황제는 크건 작건 모든 사물의 ‘거대한 조화’에서 핵심이 되는 존재로 인식되었다(Henry Alfred Kissinger 키신저)

미국인들이 이해하는 정치적 자유는 그 서열을 뒤흔들어놓고 혼란을 불러올 것이었다.


미국인들에게 정치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미국인들에게서는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인 민주주의만이 유일하게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형태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번영과 안정을 지켜주는 능력만 있다면 정부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인권, 자유와 같은 기본가치는 중국정부가 갖추어야 할 우선순위가 아니다.

이 차이는 큰 의미를 가진다.

미국적 관점에서 보자면 중국의 공산당 1당 독재는 있을 수 없는 열등한 정치제도인것이다.

거기에 미국은 전 인류에게 미국이 이뤄낸 자유민주주의의 제도를 전 파하는것을 사명으로 하고있는 나라다.

하지만 중국은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질서와 철학을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존경하여 모방해서 황제국의 우월감을 즐기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한다.

미, 중 모두 자신들이 가진 제도와 철학에 우월의식으로 충만한 나라인것이다.

그런데 두 국가의 제도와 철학은 서로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문제 해결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하나를 해결하고 나서 다음 것을 해결하는 식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여러 문제를 지금 당장 그리고 제각각 해결해야 사안으로 바라본다.


사실, 중국인들은 많은 문제가 그저 적절히 관리될 수 있을 뿐이며, 해결은 불가피하게 더 많은 문제를 낳는다고 믿는다. 

따라서 어려움들은 장기적으로 존재하고 되풀이된다. 


체스와 바둑으로 두 나라 스타일을 비교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David Lai 데이비드 라이는 체스게임과 圍棋 Weiqi 바둑(일본어 碁ご)

바둑은 체스가 중심부를 지배하고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목표인 것에 비해 상대를 둘러싸는 게 목표다. 

체스의 마스터가 대여섯 수 앞을 본다면, 웨이치의 고수는 스무 수나 서른 수 앞을 본다. 

서양 전통에서는 주로 힘의 사용에 방점이 찍혀 있고, 전쟁의 기술은 대체로 전장에 한정되어 있으며, 싸우는 방식도 서로 힘을 겨루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고’ 뒤에 놓인 철학은 상대의 힘을 완전히 꺾어놓기보다는 상대적인 이익을 위해서 경쟁하는 것


우리는 서구식의 힘의 대결이 익숙한것처럼 보였지만 깊은 곳에는 분명 바둑으로 대표되는 동양적전략과 사고방식에 마음이 끌릴지 모른다.

두 강대국간의 대결에서 동서양이 가진 철학의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는것 이것은 사안이 지닌 가치판단을 떠나 지적 쾌감만으로도 굉장하다.

이렇게 두 나라간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마지막에서는 미, 중간의 가상의 충돌 다섯개의 예를 들고 있다.

이 중 특히 북한의 붕괴로 인한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마치 영화 강철비를 보는듯하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인 경제무역전쟁이 무력전쟁으로 발전하는 내용은 이미 어느정도 현실화된 무역전쟁의 양싱이 거의 그대로 예견되어 있다


전쟁은 필연적이지 않다


4부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다룬 16가지 사례중에  극단적인 충돌, 곧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4가지 사례에서 평화를 지키는 열두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이 중에 현재 미, 중간의 관계와 역학적으로 근접해 있는 미, 소 냉전 사례를 보자면,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구 서련은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때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수로자를 자처하며 공산주의와는 절대 공존할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다만, 소련이 핵무장에 성공하면서 두 나라의 전면전은 인류와 지구의 종말로 이어질 가능성때문에 미국은 전면전을 배재한 새로운 국면을 구상하게 되는데 이를 가리켜 Cold War 냉전이라 가리킨다

참고로 이 냉전이라는 단어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 처음 등장한다

만약 군대의 직접적인 개입이 국가적 자살 행위가 될 위험이 있다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런 조건 아래서는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냉전’이 발명되었다. 


미국과 소련은 직접적인 군사 공격이라는 딱 한 가지 방법만 빼고 다각도에서 서로를 향한 온갖 공격 행위를 지속했다. 

여기에는 경제 전쟁, 정보 전쟁, 은밀한 활동 심지어 대리전까지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소련과의 전쟁이 매우 장기전이 될것이라 예상했다

이를 위해 서유럽을 복구하는 마셜플랜 국제통화기구 IMF, 세계은행 IBRD, 무역과 관세에 관함 일반협정 GATT,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미일동맹, UN창설과 같은 자국중심의 세계질서를 차곡차곡 만들어 냈다.

그리고 예상대로 냉전은 40년동안 지속된다.

이 모든 미국의 장기 전략에는 결국 핵무기라는 치명적 요인이 있다.

만약 핵무기가 없었다면 미,소 양국은 곧 손쉽게 전면전을 선택했을것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그레이엄 앨리슨이 제시하는 평화를 지키는 12가지 방법 중  4가지가 핵에 관한 부분 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점에서만큼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가 어떤 시대와도 다르다. 

핵무기의 존재는 전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은 오늘날의 무기고에 있는 핵폭탄 하나의 폭발력이 역사상 모든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폭탄을 전부 다 합친 것보다도 더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수천만 아니 수억 명의 자국민을 죽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매번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사실, 기술은 미국과 소련(지금은 러시아)을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샴쌍둥이로 만들었다. 

두 나라는 머리와 뇌 그리고 행동 의지는 분리되어 있지만 등뼈가 서로 붙어 있어 한 몸이 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한 말 중에 자주 인용되는 말이 하나 있다.


핵전쟁은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전쟁이며, 따라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렇게 40년간 이어져온 냉전은 미,소 양국간 체제 우위를 겨루는 시합이 되었고 결국에는 미국이 주도했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준비한 냉전 전략은 양 국가간의 전면전을 막아낸 셈이다.

핵이 여전히 변수로 존재하는 한 21세기에 펼쳐질 미, 중간의 경쟁은  결국 다시 체제, 시스템, 문화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레이엄 앨리슨은 결국 미국 사람이라 미국의 입장에서 향후 펼쳐질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 할 전략들을 제시한다.

그 결론을 보기에는 편향이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 중요한것은 실제로 국가 운영은 역사를 만드는 문제라기보다는 역사의 파도를 타는 문제에 더 가깝다. 

지도자가 저변에 깔려 있는 시대의 흐름을 명확하게 파악할수록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성공하기가 더 쉽다.

정치인들 몇몇이 역사를 본인 스스로 간다는 오만함을 버리고 역사의 큰 흐름과 파도 앞에 어떤 선택이보다 많은 인류에 기여할수 있는지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한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런 겸허한 자세를 갖는다면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안보에 가장 큰 도전 한 가지는 무엇일까? 

세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한 가지는? 

두 질문 모두에 대한 답은 미국 정치체제의 실패다. 

같은 질문을 중국을 향해서 한다고 해도 대답은 마찬가지다. 즉 정부의 실패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세력의 두려움, 신생세력의 오만함 이 둘다 결국 강대국의 지도자들이 정치본연의 가치와 책무를 망각해서 발생하는 병리적 현상이라 하겠다.

사실, 정치의 목적은 누구를 이기거나 힘을 과시하는것이 아니다.

오직 자국 국민의 안정과 행복,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상대를 굴복시키는 일 대신 자국정치체제의 완결성과 자국민의 안정과 행복에 집중하라는것이다.

미,소간의 냉전도 결국 두 나라의 전쟁이 아니라 소련의 체제붕괴로 허무하게 종식 되었다.

이것은 자본주의에 비해 공산주의의 취약성-얼마나 자국민의 행복을 이루지 못했는가의 결과라고 해석이 된다.


책 전체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한반도의 미래는 무엇일까.

두 강대국인 독일과 영국의 충돌의 빌미가 되는 발칸의 세르비아 같은 작은 동맹국일까?

혹은 소리 없이 힘을 키워 중국과 러시아를 제압하고 강자로 자리 잡았던 일본 같은 신흥 강대국의 길 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거대한 두 강대국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고 평화를 지켜내는 존경 받는 중립국의 길일까?

벌써부터 미, 중 어느쪽에 줄을 서야 하는지  여기저기 의견이 분분하하지만 지금으로선 그 어떤 방향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구한말 조선의 멸망과 식민통치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외부의 힘에의해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좌우되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우리나라가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라 역사의 파도에 올라타는 적극적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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