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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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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Sep 24. 2019

coffee break...죽음을 상징하는 표현

; 삼도천, 북망산, 레테의 강, 요단강

출장중에 통역하는 젊은 현지직원이 사석에서 삼도천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깜짝놀라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더듬거리는 말로 최근 한국 드라마인 아이유주연의 델루나라는 드라마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도 P2P로사이트를 통해 한국드라마를 받아본것 같았습니다.

호텔 델루나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三途川삼도천을 자주 보여주고 있던것 같습니다.

그들의 정서에 맞게 하데스의 다섯개의 강으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삼도천을 건너다처럼 쓰이는 이 말은 사람이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도중에 건너게 되는 큰 내를 가리킵니다.

삼도내라고도 하며 모두 사전에 올라있습니다.

죽은 지 7일째 되는 날에 이곳을 건너게 되는데,이곳에는 물살이 빠르고 느린 3개의 여울이 있어 생전 죄과의 경중에 따라 건너는 곳이 달라진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불교용어이긴 하지만 불교 본래의 설은 아니라고 합니다.


삼도천보다 우리에게 더 익숙한 말은 北邙山북망산이겠죠.

북망산의 사전적 풀이는 무덤이 많은 곳 또는 사람이 죽어서 묻히는 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재밌는것은 북망산이 중국 7대 고도의 하나인 洛陽뤄양(낙양)서쪽에 위치한 산을 칭한 실제 지명이라고 합니다.


뤄양에는 한나라 이후 역대 제왕이나 높은 벼슬을 한 귀인들의 무덤이 많은데,특히 이 산에 역대 公卿공경(삼공구경; 한나라때의 행정관직)의 무덤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조선시대 때 중국의 북망산에 견주어 불린 데가 있었는데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조선 8도 지리를 설명하면서 "경기도 장단읍 화장산 남쪽에 (산기슭이 곱고 시냇물이 평평해) 고려 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공경의 무덤이 많다"며 사람들이 이곳을 중국의 북망산에 견준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망산은 지금도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의 상징으로 쓰이며 특히 공동묘지를 가리켜 북망산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쪽에서는 없을까요?

요단강을 건너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아무래도 출애굽 후에 이스라엘이 젖과 꿀이 흐르는 천국(이스라엘땅)으로 가기 위해 건너야하는 강에서 유래 했겠지요.


하데스의 강은 각각 슬픔, 탄식, 불, 망각, 증오를 뜻하는 Acheron 아케론, Cocytus 코키투스, Phlegethon 플레게톤, Lethe 레테, Styx 스틱스 이렇게 5개의 강이 삼도천과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죠.

이중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있습니다.

Lethe 레테.


여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하나의 레테(망각의 江)다.

우리는 그 강물을 마심으로써 강 이편의 사랑을 잊고,

강 건너의 새로운 사랑을 맞아야 한다.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오직 그 새로운 사랑만으로

남은 삶을, 그 꿈과 기억들을 채워 가야 한다.

나는 지금 그 강가에서 나를 건네줄 사공을 기다리고 있다.

내 귓전에는 느릿느릿 저어오는 그의 노(櫓)소리가 들린다.


1983년 초판이 나온 이후 지금도 꾸준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문열작가의 레테의 연가는 이렇게 시작하고 잇습니다.

레테의 연가는 여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으로 연애와 결혼 사이의 거리를 망각의 강인 '레테'에 비유해 일기 형식으로 작품을 풀어나갔습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삼도천은 레테의 강을 닮아 있습니다.

망자는 레테의 강물을 마시면 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어버리고 전생의 번뇌에서 벗어난다고 하여 망각의 강이라고 하는데 이 내용을 드라마에서 그대로 수용 했더군요

the Lethe라는 영어 표현도 망각의 강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죠.

the river of oblivion이라는 관용어구도 레테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혹시 2013년 개봉한 탐 트루즈 주연의 영화 오블리비언을 기억 하십니까?

여기서 사용된 이 단어가 바로 관용구의 은유적 표현 이었죠.

과거를 망각한 복제인간인 정찰병 잭 하퍼의 이야기.

삼도천에서 레테의 강까지 흘러왔네요 

혹시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삼도천 터널과 다리를 가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가 있으니 참조하세요

양수리 폐철교로 자전거.보행자 전용다리인 북한강철교(양수철교)와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 153번지의 터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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