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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8. 2020

coffee break...참으로 시의적절하다

; 영화 기생충으로 돌아보는 時宜適切 시의적절

지난주는 영화 기생충으로 떠들썩했죠.

송강호의 유명한 대사가 유행어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시의적절하다'에 대해 이야기 해 봅니다.

그 때, 또는 그런 상황에 맞는다는 뜻의 시의時宜에 적절適切이라는 말을 붙인것이죠.

시의에 대해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정의 합니다.


시의6時宜 | 명사, 그 당시의 사정에 알맞음. 또는 그런 요구. ≒시중.


한자 時宜는 ‘때 시’ 와 ‘마땅할 의’자를 쓰는데 宜의자에 집중해 봅니다.

집을 가리키는 부수인 갓머리 ‘宀(면)’을 위에 두르고 있으니 이 글자는 필히 집이나 건물, 그와 유사한 건축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자는 한자의 초기 형태인 갑골문에서 집 안에 도마(俎조), 그 위에 고기 등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으로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도마를 가리키는 俎(조)는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부엌의 도마와 조금 뜻이 다릅니다. 

그런 경우도 있지만, 옛 동양의 한자 세계에서는 일종의 제기祭器로 봐야 합니다. 

신이나 돌아가신 조상을 모시는 제사에서 쓰는 그릇 이죠.


그런 제사 그릇 위에 고기 등 제물이 올라 있고, 아울러 그 형상 자체는 집을 의미하는 모종의 건축물 안에 담겨 있습니다. 

뭔가 여유로운 풍경인듯 합니다, 

돌아가신 조상이나 신神에게 자신이 힘써 일한 노동의 결과물, 즉 제사의 제물을 바칠 수 있다는 일은 평화와 안정의 시절에나 가능합니다. 

전란이 벌어지고, 재난이 뒤를 이으면 그런 제사는 정말이지 한가롭기 짝이 없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여인이 앉아있거나 머무는 모습을 그린 安(안)이라는 글자와 뜻이 통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제사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제사 등에 쓰이는 ‘잘 익은 고기’의 뜻도 얻었습니다. 

초기의 한자 세계에서 그런 새김으로 등장하는 이 글자는 결국 지금 우리가 많이 쓰는 ‘적합’ ‘합당’ ‘적절’의 뜻으로 발전합니다.

그래서 의당宜當이라는 단어는 ‘마땅히’라는 뜻이되는것입니다.

우리에게 이제 너무 익숙한 스웨덴 가구 업체, IKEA이케아는 중국 진출하며 중국이름도 지었는데 그 이름이 宜家(의가)로 ‘집에 잘 어울리다’는 뜻이죠.

우리나라의 경상남도 의령이라는 지명에도 ‘宜의’가 들어가죠.

마땅하고 알맞다는 宜(의)와 편안할 寧(녕 령)이 모인 지명으로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는 땅이름입니다.


돌아와서, 時宜(시의)라는 말을 두고 “시의성時宜性이 있느냐 없느냐” 등의 말을 만들었습니다. 

결국은 그 상황에 적합하냐, 맞느냐 등을 따지는 작업이죠. 

마땅함, 적절함, 들어맞음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 모두를 안고 있는 글자가 바로 宜(의)입니다. 

내 삶에서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모두 묻는 꽤 깊은 뜻의 글자가 바로 宜(의)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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