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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y 21. 2020

일반인문 CXXXVIII 5월 장마(?)

지난주부터 이어진 비가 때이른 장마가 와있는듯하네요.

우리 속담에 ‘오월 장마는 꿔다 해도 한다’라는 말이 있지요 .

(음력) 오월에 내리는 비는 농사에 긴요하기 때문에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생겨났습니다. 

단오를 전후로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논물을 잘 모아 둬야 제때 모내기를 할 수 있죠. 

그래서” 단오물 잡으면 농사는 다 짓는다", "단오에 비오면 농사 다 짓는다" 등의 속담도 생겨났습니다.

이 속담들은 시기적으로 단오를 이야기하는것이니 다른 이야기겠죠

잠시 빠졌던 삼천포에서 다시 돌아와, 장마이야기를 합니다.


'장마'는 중세 국어에서 '댜ᇰ마(댱의 'ㅇ'은 옛이응)'라고 썼으며, 이는 한자어인 長(길 장) 자와 '장마'를 나타내는 고유어 '마ㅎ'(ㅎ말음 체언)이 합쳐진 합성어죠. 

하지만 '장마'의 한자 표기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자 어원이 있을 뿐 이미 고유어화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장마’를 이야기 할때 한중일 공통으로 '매우 梅雨’라고 표현하는 말이 있는데, 이 단어의 어원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서 梅(매화나무 매) 자를 썼다는 설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사전에는 이 뜻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장마철에는 습해서 곰팡이가 많이 자란다 하여 黴(곰팡이 미) 자를 썼는데, 이것이 나중에 발음이 비슷한 梅 자로 대체되었다는 설입니다. 


글머리에서 이야기한 ‘오월장마’처럼 일본에는 실제 5월에 시작되는 장마인 ‘さみだれ 사미다레(五月雨)’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과는 다르게 비가 자주오는 일본은 3~4월 장마인 ‘なたねづゆ 나타네츠유(菜種梅雨)’와 우리나라의 늦은 ‘가을장마’를 말하는 ‘あきさめ 아키사메(秋雨)’도 있기는 합니다

어찌되었든 너무 긴 비는 피해를 주기에 적당히 내려주기를 바랍니다.

그럼 장마를 표현하는 우리말과 한자를 보고 갑작스레 써 내려간 오늘의 글은 마무리 합니다.


건들장마 | 명사. 초가을에 비가 오다가 금방 개고 또 비가 오다가 다시 개고 하는 장마.

고치장마 | 명사. 초여름에 치는 누에가 오를 무렵에 오는 장맛비.

억수장마 | 명사. 여러 날 동안 억수로 내리는 장마.

늦마  | 명사. 제철이 지난 뒤에 지는 장마. =늦장마.

매우기 梅雨期 | 명사.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철. 

매우시 梅雨時 | 명사.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철. 

미우 黴雨 | 명사.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이르는 말. =매우.

음림 霪霖/淫霖 | 명사. 장마 때에 오는 비. =장맛비.

음우 陰雨 | 명사. 오래 내리는 궂은비. / 몹시 음산하게 오는 비.

장우 長雨 | 명사. 장마 때에 오는 비. =장맛비.

황매우 黃梅雨 | 명사. 매화나무의 열매가 누렇게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장마를 이르는 말.

개부심 | 명사

1.장마로 큰물이 난 뒤,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퍼붓는 비가 명개를 부시어 냄. 또는 그 비.

2.아주 새로워지거나 새롭게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오란비’라는 순 우리말도 있고, 제주에는 고사리철인 4,5월에 내리는 장마를 ‘고사리장마’라고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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