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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ul 07. 2020

일반인문 CXLIII 장마...장맛비

; 불편한 사이시옷

제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새벽에 눈이 떠져 이러저러한 생각으로 한참을 깨어 있었습니다.

지방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KTX안에서 잠시 장마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사이시옷’ 규정이다, 아니다.

‘장맛비’에 대한 표준어 논쟁이 있습니다.


장마 | 명사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또는  구우임우.

장맛비 | 명사장마 때에 오는 음림음우장우.


'장마+비'를 '장맛비'로 적는 것은 한글 맞춤법 제30항에 따라 사이시옷을 받쳐 적어, 구성이 [장마삐/장맏삐]로 발음되는 합성어이고, 고유어와 고유어가 결합한 구성이며, 뒷말이 'ㅂ'으로 시작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반면, 합성어의 뒷말이 거센소리로 시작되는 '장마철'은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고 한 단어가 아닌 '장마 구름'이나 '장마 전선'은 합성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습니다.

물론 '장마 구름'이나 '장마 전선'은 전문어로 볼 수도 있을 듯한데, 이들을 전문어로 보아 '장마구름', '장마전선'처럼 붙여 쓴다 하더라도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는 않는다는것이 국립국어원의 입장입니다.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입장은 된소리 발음에 대한 부분입니다.

‘삐’가 아니라 ‘비’로 발음되는데 억지 스럽게 ‘삐’라는 된소리로 결론 지어 버렸다는것이죠.


‘장마’의 어원으로 표준국어사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17세기경, ‘滛雨 쟝마ㅅ비’, ‘霖雨 쟝마ㅅ비’등  중국어를 번역한 번역서와 방언을 기록한 책에서 표기에 ’ㅅ’이 들어가는 예가 있기는 한데, 정확하게 정의 내릴만한 예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된소리 발음으로 사이시옷의 그 이유를 가져가는것은 조금 꺼림칙한 마음이 드는것은 사실입니다.


명말 청초 때 강남 吳縣오현사람, 김성탄이 벗과 함께 여름철 여행을 나섰다가 장마 비에 발이 묶여 며칠 여관 신세를 진 일이 있었습니다. 

심심한 궁리 끝에 두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을 연상하여, 문장의 맨 마지막을 ‘不亦快哉불역쾌재(또한 통쾌하지 아니한가?)’란 말로 맺는 글짓기 시합을 했다고 합니다. 


산골짝 푸른 시내 흙과 돌이 가로막아 가득히 고인 물이 막혀서 돌아들 때 긴 삽 들고 일어나서 일시에 터뜨리니 우뢰처럼 소리치며 쏜살같이 흘러간다 

이 어찌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푸른 매 날개 묶여 오랫동안 굶주리며 숲 속에서 나래 치다 기진하여 돌아갈 때 때마침 북풍 불어 끈을 풀고 훨훨 나니 바다 같은 푸른 하늘 마음껏 날아가네 

이 어찌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달포 넘어 찌는 장마 퀴퀴한 냄새 아침저녁 사지가 맥없이 노곤터니 초가을 푸른 하늘 맑고 더 넓어 해맑은 하늘에 구름 한점 없어졌네 

이 또한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


跨月蒸淋積穢� �� 과월증림적예분

四肢無力度朝� �� 사지무력도조훈

新秋碧落澄寥廓 �� 신추벽락징요확

端軸都無一點雲 �� 단축도무일점운

不亦快哉 �� 불역쾌재

- 快說 쾌설 중


장마전선이 북상해 이번주에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듯 합니다.

장마기간에는 기분도 날씨따라 축처지고 불쾌한 생각과 부정적인 행동들이 불거져 나옵니다.

이런때일수록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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