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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ug 24. 2020

일반인문 CXLVII 태풍 颱風

태풍 ‘바비’가 진로를 바꿔 서해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서해로 올라오는 태풍의 특성상 큰 비보다는 바람이 더 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26일에 제주 해상으로 진입해 27일에는 전라, 충청, 인천까지 올라온다고하니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의 피해가 없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태풍 颱風 | 명사. 지구. 북태평양 서남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 저기압. 풍속은 초속 17.2미터 이상으로 중심에서 수십 km 떨어진 곳이 가장 크며, 중심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보통 7~9월에 내습하여 종종 해난과 풍수해를 일으킨다.


우선, 태풍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까요.

적도 부근에서는 공기가 고온 다습하여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수증기를 다량 포함한 수직으로 긴 산모양의 적란운이 쉽게 발생하여 남북경계인 적도전선부근에 쌓이게 됩니다. 이 소용돌이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큰 소용돌이가 되는데, 이것이 태풍의 씨앗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아직 태풍은 아니고 이 단계에서 구름들이 산발적인 형태를 띠며, 조직화되면 열대저기압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적도에서 기류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져 회전 관성력인에 의해 기압이 낮은 중심을 축으로 바람이 순환하게 되며 바람이 강하게 발전합니다.

그 중심에서 더욱 발달하는 구름(앞의 적란운)이 강해지고 다시 회전력이 강해지는것을 반복하며 드디어 태풍의 눈이 만들어지게 되는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며 태풍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만들어지기위한 조건 등은 너무 가는것 같아 생략합니다.)

‘태풍’의 어원도 분분합니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는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어원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 대항해시대가 시작된 15세기 무렵, 중국에서 격렬한 바람을 뜻하는 대풍(大風, 병음: dàfēng 광둥어: daaih-fùng)이 아랍에 전해져 '폭풍우' 또는 '빙글빙글 돈다'라는 의미의 'tufan'(ṭūfān 페르시아어: توفان/طوفان 힌디어: तूफ़ान)이 되었고, 이것이 1560년경 포르투칼에 'tufão'으로 전해진 후 영어 'typhoon'이 되었다. 당시 아라비아의 항해자들은 태풍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중국에서 배웠다고 전해진다.

2. 유럽에서 중국 남부로 전해진 ‘tiffoon'을 비슷한 발음으로 음차(音借)하여 대풍(臺風, 민난어: tai-fung)이 되었고, 훗날 대(臺)자가 약자인 태(台)로 바뀌어 태풍이 되었다. 여기서 대풍은 '대만(臺灣)에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태풍의 한자어를 중국과 같은 '颱風'으로 표기하지만, 일본에서는 '台風'으로 표기한다.

3. 영어 ‘typhoon'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의 거대하고 강력한 괴물 티폰(Typhon, 그리스어: Τυφών)에서 유래하였다.

4. 중국 푸젠성과 대만에서 '대만 쪽에서 부는 거센 바람'을 풍사(風篩, 백화어: Hong-thai)라고 부른 것이 다른 나라로 전해졌다.

5. 류큐국(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들어진 말이라는 설 : 류큐국의 정치가 사이 온(蔡温)의 신조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태풍'이라는 단어 자체는 일제 강점기 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단지 그 이전까지는 확실한 기준 없어 강한 폭풍우에도 사용되었던것이 문헌에 등장합니다.


김인우가 갔다가 돌아올 때에, 두 번이나 태풍(颱風)을 만나서 겨우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태종실록 33권

무역하여 배에 싣고 바다로 나갔다가, 갑자기 태풍(颱風)을 만나 한 달 이상 표류(漂流)하면서 우연히 어느 곳의 큰 섬에 머물렀는데, 그 주위가 하루 정도 걸릴 만하고, 소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무성하게 빽빽하였습니다. 

-성종실록 209권

제3관 미국 선척이 조선의 근해에서 태풍(颱風)을 만났거나 혹은 식량·석탄·물이 모자라고 통상 항구와 의 거리가 멀리 떨어졌을 때에는 곳에 따라 정박하여 태풍을 피하고 식량을 사며 선척을 수리하도록 한다. 

-고종실록 19권


우리나라에서조차 어원은 찾기 어렵습니다.

검색에서 보니 태풍을 순우리말로 ‘싹쓸바람’이라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도 정확하지는 않스비다.

바람의 세기를 나타내는 말중 가장 센 바람의 의미 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제어 중 세기별 바람의 이름에 대해 이렇게 올라 있습니다.


○ 싹쓸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12의 몹시 강한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32.7미터 이상이며,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를 일으킨다.

○ 왕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11의 몹시 강한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28.5~32.6미터이며, 육지에서는 건물이 크게 부서지고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가 인다. ≒폭풍.

○ 노대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10의 몹시 강한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24.5~28.4미터이며, 육지에서는 건물이 부서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바다에서는 파도가 크게 일어 흰 거품으로 뒤덮인다. ≒전강풍.

○ 큰센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9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20.8~24.4미터이며, 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진다. ≒대강풍.

○ 큰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8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초속이 17.2~20.7미터이며,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바람을 안고서는 걸을 수가 없다.

○ 센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7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13.9~17.1미터이며,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바람을 안고서 걷기가 어렵다. ≒강풍.

○ 된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6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10.8~13.8미터이며,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선이 울리며, 우산을 받치고 있기가 어렵다. ≒웅풍.

#1 매섭게 부는 바람. ≒높바람. #2 뱃사람들의 말로, ‘북풍’을 이르는 말. ≒덴바람.

○ 흔들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5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8.0~10.7미터이며,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가 흔들리고, 바다에서는 작은 물결이 인다. ≒맹풍질풍.

○ 건들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4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5.5~7.9미터이며, 육지에서는 먼지가 일고 종잇조각이 날리며 작은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바다에서는 물결이 인다. ≒화풍.

# 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

○ 산들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3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3.4~5.4미터이며, 나뭇잎과 잔가지가 일정한 운동을 하고 깃발이 가볍게 흔들린다.

# 시원하고 가볍게 부는 바람.

○ 남실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2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1.6~3.3미터이며, 나뭇잎이 흔들리고 풍향계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경풍.

○ 실바람 | 명사. 지구. 풍력 계급 1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0.3~1.5미터이며, 연기의 이동에 의하여 풍향을 알 수 있으나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에 올라오고 있는 태풍의 이름은 ‘바비 (BAVI)’입니다.

그 이름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과거 호주 예보관들이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태풍에 붙인 것을 시작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태풍 이름으로 붙이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태풍이 발생한 지역의 기상 기구 또는 태풍위원회에서 해당 태풍의 이름을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경우 1999년까지는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하였으나, 2000년부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태풍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 이름은 총 14개의 회원국*이 각각 10개씩 제출한 140개의 이름을 5개 조로 나누어 한 조씩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4개의 회원국;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한국, 태국, 미국, 베트남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태풍의 이름이 외국어인 경우 국립국어원에 외래어 표기를 자문하여 표기를 확정합니다. 

간혹 외래어 표기 검토를 통하여 태풍의 우리말 표기가 바뀌기도 합니다.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인 ‘람마순(Rammasun: 천둥의 신)’,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인 ‘사올라(Saola: 베트남에서 발견되는 희귀 동물의 하나)’의 경우 과거에는 ‘라마순’, ‘사오라’로 표기하였으나, 외래어 심의를 거쳐 각각 ‘람마순’, ‘사올라’로 표기하게 되었죠.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은 유사한 태풍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태풍 이름을 제안했던 국가에서 변경할 태풍 이름 후보를 제출하면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심의를 거쳐 새로운 이름을 선정하게 됩니다. 

2002년 8월 말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주었던 ‘루사(Rusa: 사슴의 한 종류)’는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이름을 제출하여 ‘누리(Nuri: 앵무새의 한 종류)’로 바뀌었으며, 2003년 9월,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는 북한에서 다시 제출한 이름인 ‘무지개’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입니다.

고조선의 건국신화에서 바람, 비, 구름을 관장하는 세 기상신 중 이름에 우두머리를 뜻하는 백(伯) 자를 쓰는 풍백이 다른 신들보다 격이 높습니다.

실제로 날씨에서도 비와 구름에 앞서는 기상 조건이 바람이죠. 

기압 차이가 생겨야 바람이 불고, 바람이 습한 공기와 만나야 구름이 생기고 구름이 모여야 비가 되니 역시 바람이 구름과 비에 앞섭니다. 

이처럼 풍백이 우사와 운사보다 위에 있는 것이 논리적이고 순리에 맞습니다. 

우리 신화에 등장하는 날씨의 신이 다른 문화권의 기상신보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합리성과 더불어 이들의 존재 이유가 홍익인간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태풍, ‘바비’도 ‘풍백’이 힘을써 피해가 없었으면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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