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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Jan 21. 2021

일반인문 CLIV 의류관련 용어

; 맨투맨, 골덴, 카라티, 폴라티, 폴라폴리스, 분또, 쭈리...

유메르는 이번 기획전으로 후드, 셔츠, 맨투맨 등 4가지 한정 상품을 선보였다. -서울경제 2021.01.20

코듀로이는 한국에서 ‘골덴’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골덴바지’라는 말이 굳어지면서 골덴은 곧 바지인 것처럼, 특히 아동복 바지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나 어엿한 슈트로 입어도 멋지다.-조선일보 2020.12.22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기본 카라티 스타일로 단벌로 착용하거나 레이어드도 가능해 실용적인 제품이다. -한국경제 2020.12.15.

스티브 잡스처럼 최고경영자(CEO)가 청바지에 검은 폴라티를 입고 신제품을 발표한다. -한국경제 2020.11.27.

보온성이 뛰어난 폴라폴리스 소재를 사용해 야외활동 중에 입기 좋다.-서울신문 2020.10.27.

동복 자켓에는 신축성이 좋은 분또 및 니트, 저지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활동성과 착용감을 개선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지틀조선일보 2020.10.19

연령대가 더 어린 아기들을 위한 제품인 만큼 피부에 닿는 부분을 고려해 부드러운 모달 미니 쭈리 소재를 사용했다.-매일경제 2020.09.24.


기사를 슥 읽어내려가다 눈에 들어와 몇가지 생각나는 내용을 올려 봅니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일본어발 용어들처럼 이상할 정도로 규범 표기도 존재하지 않고 원어나 대체어에서도 멀어져 있는 말을 사용하는 분야가 의류 관련 쪽입니다.

우리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알쏭달쏭한 말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의류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시큰둥할 이야기 일지 모르겠습니다.

맨투맨

첫째로 맨투맨은 사실 상당히 근본이 없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우리나라 말고는 쓰는 곳이 없습니다.

Sweatshirt(스웨트셔츠)가 원어 입니다.

말 그대로 ’땀’과 ‘셔츠’의 결합으로 땀을 발산하기 쉽게 만든 셔츠로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 전후에 입는 옷으로 ‘trainer 트레이너’라고도 합니다.


트레이너(trainer) | 명사. 3 운동선수가 연습복 위에 착용하는 윗도리


그런데, 대체 ‘맨투맨’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요.

농구 용어에서 1 대 1 마크를 의미하는 'Man to man'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지만 관련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름 자체가 매우 작위적인 게 사실입니다.

원래의 스웨트셔츠가 발음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부르기 쉬운 이름을 붙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골덴

7,80년대의 기억 속에 ‘코르덴 바지(?)’를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흔히 코르덴, 코르덴이라고 부르는.

프랑스어 ‘Corde-du-roi (임금의 밭이랑)’에서 시작된 ‘corduroy(코듀로이)’가 정식 명칭인데 영어 해설인 ‘corded velveteen’에서 따온 ‘코르덴’도 표준국어사전의 표제어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코듀로이는 17~18세기의 프랑스 왕실에서 많이 이용된 직물로 세로 방향의 골이 코듀로이의 특징입니다.


골덴 | 명사. → 코르덴.

코르덴(←corded velveteen) | 명사. 누빈 것처럼 골이 지게 짠, 우단과 비슷한 옷감. =코듀로이.

코듀로이(corduroy) | 명사. 누빈 것처럼 골이 지게 짠, 우단과 비슷한 옷감. ≒코르덴.

카라티

‘카라티’ 이것은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목둘레에 옷깃이 달린 티셔츠로 규범 표기는 ‘칼라티셔츠’입니다.

하지만 ‘collar T-shirt’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입니다.

오히려 ‘Pique shirt 피케셔츠’라고 많이 사용합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피케 원단으로 만든 작은 칼라가 달린 내구성과 통기성이 좋은 셔츠를 말이지만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카라티’의 관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 테니스용 운동복인 테니스 화이트(tennis whites)는 긴 팔의 풀을 먹인 뻣뻣한 셔츠였는데 경쟁이 심화되면서 선수들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고, 프랑스 선수 Jean René Lacoste 장 르네 라코스테는 자신의 경기 활동에 맞는 복장을 디자인하였다. 

새로운 셔츠는 짧은 소매와 부드러운 칼라, 셔츠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테니스 테일(tennis tail)이라 불리는 긴 뒤 판이 특징이고 또 하나의 혁신은 내구성과 통기성이 좋은 피케 면을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라코스테는 1926년 미국 챔피언십에서 처음 이를 착용하였고 그의 새로운 스타일은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폴로 선수들은 옷깃을 단추로 고정할 수 있는 버튼 다운(button down)의 무거운 면 셔츠를 피케면 셔츠로 받아들였습니다.

역시 관용어처럼 사용하는 ‘폴로셔츠’가 그것입니다.


목에 달린 칼라(collar)를 일본식으로 ‘카라’라고 칭하면서 붙은 명칭이 ‘카라티’입니다.

‘카라티’ 대신 ‘피케 셔츠’ 또는 ‘폴로셔츠’라고 부르면 됩니다.


칼라2(collar) | 명사. 양복이나 와이셔츠 따위의 목둘레에 길게 덧붙여진 부분.

티셔츠(←T-shirt) | 명사. ‘T’ 자 모양으로 생긴 반소매 셔츠

셔츠(←shirt)| 명사. 서양식 윗옷. 양복저고리 안에 받쳐 입거나 겉옷으로 입기도 한다. 

피케(piqué)| 명사. 복식. 가로로 고랑이 지거나 무늬가 두드러지게 짠 면직물. 옷감이나 가구 장식 따위에 쓴다.

폴로셔츠(←polo shirt) | 명사. 깃이 있고 단추가 2~3개 달린 반소매 셔츠. 폴로 경기를 할 때에 입었던 데서 유래한다.

폴라티

대표적인 Broken English의 하나로 종종 지적받는 ‘폴라티’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엇인지 알지만, 사실 영어에 없는 말입니다. 

거북의 목을 뜻하는 ‘터틀넥’이 맞는 표현이다. 

‘폴라티’라는 말은 ‘폴로넥 셔츠(polo neck shirt)’가 잘못 변형되면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는데, 폴로넥은 우리가 익히 아는 ‘폴라티’, ‘목폴라’를 말하기도 하지만, 2, 3개의 단추가 달려 있고 칼라가 붙어 있는 앞에서 이야기 한 ‘폴로셔츠’, ‘피케셔츠’의 목 부분을 칭하기도 합니다.


터틀넥(turtleneck)| 명사. 목이 긴 스웨터의 깃. 접어서 입는다.

폴라폴리스

‘폴라폴리스’라는 소재의 이름은 옷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것이고 머릿속에 어떤 원단을 말하는 것인지 떠오를수도 있을것입니다. 

이는 폴리에스터 원사를 이용해 양털처럼 따뜻하면서도 부드럽고 가벼운 효과를 내는 옷감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폴라폴리스’가 틀린 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점 하나 차이지만, ‘폴라폴리스’가 아니라 ‘폴라플리스(Polar fleece)’입니다. 

원단의 이름이 ‘fleece 플리스’ 입니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폴라플리스’ 또한 이 원단을 통칭하는 이름은 아니라 폴라플리스란 플리스(fleece) 원단 중 하나의 이름이기 때문에 그저 ‘플리스’라고 칭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폴라플리스(polar fleece)| 명사. 복식. 가볍고 부드러우며 보온성이 뛰어난 폴리에스터 계열의 직물 원단. 주로 스포츠 의류 소재로 쓰인다.-우리말샘

분또

‘분또’라는 명칭은 프랑스어의 ‘PONTE DE ROMA’라는 직물명에서 나왔습니다. 

이 프랑스어를 일본식으로 ‘분또’라고 읽으면서 한국 의류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순화된 용어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 소재는 쉽게 말해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재킷, 코트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우며 이중으로 짜인 원단입니다. 

하지만 정장을 만드는 직물류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며, 다소 가볍고 캐주얼 느낌의 소재입니다. 

격식을 잃고 싶지 않으면서도 활동이 편안한 옷을 만들기에 좋은 직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쭈리

마지막으로 ‘쭈리’는 앞면은 일반 니트류(싱글) 바닥이나 뒷면은 타월지처럼 동글동글한 고리 모양 올 조직이 있는 소재입니다.

Terry febric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정확히 왜 명칭이 쭈리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당연히 규범 표기도 없습니다. 
 비슷한 느낌의 기모나 폴라플리스와 함께 두께로 구분하자면 이렇게 될 것입니다.

폴라플리스(polar fleece) > 기모 (起毛, napping) > 쭈리(Terry fe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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