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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20. 2016

건축가의 주유천하 IV 서울 원구단

넷. 제국의 천제, 환구단 원구단

고종황제의 대륙과 맞짱

서울시청광장에서 정면이 프라자호텔이 있고, 프라자호텔과프레지던트호텔사이 덕수궁 맞은편에 고층빌딩사이에 보여지는 외소해보이는 세쪽의 닫힌문이 고종황제의 야심작 환구단외문이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작은 공주가 살던 동네' 태종은 둘째 딸 경정공주에게 이곳 87번지에 대지 6700평에 이르는 대저택 하사.

임진왜란 이후에는 남별궁.

명나라, 청나라 사신들이 머물던 영빈관.

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군을 이끌고 온 우창칭도 남별궁에 숙식.

1883년 공사로 부임한 천서우탕도 남별궁에. 그래서 소공동 일대는 이제 차이나타운.

가운데 현재 살아 있는 황궁우.

보이는 게 환구단.


1392년 조선 건국 후 506년간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던 고종 열 받았다.

그럼 환구단 최적지는. 당연히 중국 대신들 영빈관으로 사용하던 남별궁이다.

1899년 남별궁 철거하고 돌 제단을 둥그렇게 쌓아 3단을 높여 쌓았다.

해를 가르키는 대명지신의 위패는 동쪽에, 달을 가리키는 야명지신의 위패는 서쪽에 모셨다.

인간은 땅을 선택하여 자신들의 운명을 변화시키려 노력하였지만 천(天)의 영역인 시간을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 즉 천자인 황제는 천단을 쌓음으로 하늘과 소통을 하고 그러한 소통으로 시간을 다스리려 하였다.

고종황제는 천단을 쌓고 연호를 사용함으로 자신이 시간을 다스리는 존재임을 천하에 선포한 거다.

원추형의 황금빛 지붕에 바닥이 3단으로 지어졌던 환구단은 아랫단이 43.2m.

윗단은 하늘과 땅, 가운데는 일월성신, 아랫단은 산천 및 자연신을 위계에 맞게 모시고.  


중국황제는 발톱 5개 가진 오조룡.

제후국 조선의 국왕은 발톱 4개 가진 사조룡.

그런데 황궁우 천장의 그림은 칠조룡.

황제국은 한 번 했다.

1910년 조선 멸망.

11년 황제국.

1914년 환구단을 양도받은 조선철도국은 환구단 철거하고 조선철도호텔 건립.

건축가는 독일의 게 데라란데.

우리나라 최초의 엘리베이터인 '수직열차'도 설치.

6.25 전쟁 때는 인민군 사령부.

전쟁 끝나고 미군 숙소.

파란만장.

1961년 미군으로부터 환수.

1968년 소실.

환구단을 복원할 절호의 기회지만 박정희는 관심이 없고.

한국관광공사가 다시 조선호텔 신축.

한국관광공사는 환구단 터 4천평 550억에 삼성에 매각.

성지에 호텔이.


2000년 서울시는 삼성생명으로부터 136억에 황궁우터 매입.


2007년 환구단 정문이 우이동 옛 그린파트호텔 터에서 발견.

조선호텔은 신세계로 넘어 가고. 문제는 이 근방 롯데, 프레지던트 호텔이 다 환구단 터라는 사실.

국가 사당에서 국가적인 숙박활동을 하는 싸가지 없는 나라.


2008년 부터 '환구단제' 봉행 중.

원구단, 환구단은 같은 뜻. 2005년 환구단으로 통일.

'둥근 제단'이라는 뜻의 원구단으로 바꾸려고 시도 중. 두개 다 맞다.

철거될 당시 환구단을 비롯하여 정문, 향대청, 어제실, 황궁우, 동서무, 전사청, 석고각, 광선문 등의 많은 부속건물이 있었으나...


1927년 먼저 석고각의 정문으로 이용되던 광선문이 남산에 위치한 일본 사찰인 동본원사의 정문으로 옮겨지더니 그로부터 8년 뒤인 1935년 석고각마저 이등박문을 추모하는 사찰인 박문사의 종루로 이용되는 신세로 전락. 다 간 곳을 알 수 없고. 고관대작이 집에 가져갔을 수도 있고.

최근 조선호텔은 3백억 투입해 리모델링. 건축가는 루마니아의 아담 티아니....


이 호텔은 기와에 사용된 목재 화강암 금속 등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독특한 감수성을 지닌 건물이다. 한국 전통과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별한 경험을 주는 호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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