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에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빚었던 기억은 이제 가물거립니다.
정성을 한껏 담아 빚어내기에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 맛보다 못하다.’라는 속담도 있지요.
송편에도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송편을 찔 때는 예부터 솔잎을 사용하였는데, 준비된 싱싱한 솔잎을 잘 빚은 송편과 함께 쪄 내었습니다.
쪄내는 방법은 시루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한 줄 놓고 다시 반복하여 여러 겹이 되도록 차곡차곡 놓았습니다.
이렇게 쪄낸 송편에는 솔잎 향이 배어들어 향긋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향기가 좋고 살균성과 살충성이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독특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나무의 Phytoncide에는 Terpene으로 통칭되는 다양한 화학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어 진통,구충,항생,살충,진정 작용합니다.
솔잎에는 이러한 Phytoncide와 Terpene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송편을 찔 때 자연스럽게 송편에 흡수되어 세균의 근접을 막아 부패를 억제하였던 것입니다.
또, 쪄낸 송편에 새겨진 솔잎무늬는 외형적으로 보기 좋았고, 찌는 과정에서 송편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달도 둥글고 과일도 둥글고 사람 배도 둥글어지는 추석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송편이죠.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인 만큼 지역별 송편 맛과 모양도 다양합니다.
서울, 경기지역에서는 쑥, 오미자, 치자, 포도 등 천연 재료로 색을 입혀 알록달록하면서 작고 앙증맞은 오색송편은 음식의 멋스러움을 중요시하는 서울 사람들의 특색을 잘 보여줍니다.
손으로 한 번 꼭 쥐어 손가락 자국이 난 모양 그대로 쪄내는 강원도 송편은 도토리, 감자를 사용해 멥쌀을 섞지 않고 감자녹말로만 만들어 반투명한 것이 특징으로 서민들의 소박한 멋이 느껴집니다.
멥쌀과 칡가루를 섞어 떡 반죽을 만들고 강낭콩과 팥으로 소를 만든 경상도식 송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모양이 투박하고 큰 편이고 칡 특유의 단맛과 쌉쌀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입니다.
가을에 수확해서 말린 단호박과 멥쌀가루를 섞어 익반죽 한 노란 빛깔의 달큼한 충청도식 호박송편에는 대추와 유자청 찌꺼기가 들어간 소로 담백하면서도 달콤합니다.
전라도에서는 삶은 모시 잎으로 색을 낸 송편을 빚어 차례상에 올리기도 하고 화려한 꽃 모양의 작은 반죽을 빚어 송편 위에 올리거나 꽃 모양의 틀로 찍어 낸 꽃송편도 전라 지역의 대표적인 송편으로 멥쌀가루 반죽을 오미자, 치자, 송기, 쑥 등의 천연재료로 물들여 다양한 색과 맛을 냅니다.
제주에서는 일반적인 모양의 송편도 있지만 백록담을 형상화한 오목한 송편에 설탕에 잰 달달한 완두콩 소로 빚어내기도 합니다. 찹쌀 지짐이의 일종인 지름떡이 있으며, 완두 송편 역시 기름에 지져먹기도 합니다.
어수선산란한 한 해를 보내는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날조차 조심, 또 조심해야 하겠죠.
이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꼭 필요한 움직임으로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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