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설(?), 세모, 별세…묵은세배
辛丑年 신축년의 마지막날입니다.
한해의 마지막 출근날입니다.
Workaholic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지만 가정이나 다른 것보다 일이 우선이어서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여 사는 사람이라는 실제 그 의미를 생각한다면 내게 맞는 말은 아니죠.
출장에 붙여 여행도, 운동도, 책도, 음악도, 영화보기도, 글쓰기도, 요리도W…모든걸 하고 있으니 그저, 10대의 꿈을 실현하는 벅찬감정으로 딱 감당할만큼 즐기는것이 일입니다.
그래, 1년 중 공식적으로 쉬는 이틀이 설과 추석 당일인지라 섣달 그믐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국립국어원에는 까치설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까치설: 명사.어린아이의 말로, 설날의 전날 곧 섣달 그믐날을 이르는 말. =까치설날.
어린시절 자주 불렀던 동요에 등장하는 말인데 이게 사전에 올라 있는것이 재밌습니다.
생김으로 판단하는 차별의 결과로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고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로 해조인 까치보다 烏鳥私情 오조사정, 反哺之孝 반포지효의 효의 대명사인 까마귀를 더 좋아합니다.
왜 하필 까치였을까요.
아ᄎᆞᆫ설.
‘까치 설날’은 ‘아치 설날’이 바뀐 말이라는 게 국어학계의 정설입니다.
'아ᄎᆞᆫ'(옛말)은 '강아지, 망아지, 송아지' 등의 '-아지, 아치'와 같이 작은 것을 이르는 말이었죠.
'까치설'이란 곧 '작은 설'로, '아ᄎᆞᆫ'이란 말이 변해 길조(?)였던 까치가 이 자리를 꿰찼던것입니다.
까치는 설을 쇠지 않습니다(동심파괴?)
섣달은 한 해의 끝 달이지만, 흥미롭게도 섣달은 원래 '설이 드는 달'이란 뜻이었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해와 달을 보며 날을 세어왔고 한 해의 첫 달을 어느 것으로 잡느냐에 따라 계산법이 달라집니다.
열두 번째 달이 지나면 다시 正月 정월(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한다해서 바를 정을 사용 함)이 되어 정월 초하룻날은 지금 우리의 설날이죠.
섣달 그믐날 밤에는 묵은세배를 돌았습니다.
묵은세배는 지난 한 해 덕분에 잘 지냈노라 인사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으시라 인사하고 덕담을 드리는 것이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외려 명절이 자칫 서러울 이들의 살림 살피고 슬쩍 촌지를 건네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동네의 어려운 이가 명절에 외려 더 마음 아픈 걸 외면하고 나만 행복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옛 어른들은 묵은세배를 통해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쳤던것입니다.
묵은세배를 잊으면서 우리가 잃고 산 것은 그런 따뜻한 마음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국어사학자들은 '그믐'이 '검다(黑)'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믐밤엔 세상이 온통 검게 어둡죠.
그래 그믐은 혼자됨과 쓸쓸함과 소슬함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섣달 그믐, 묵은세배의 의미를 통해 주위를 돌아보며 새로운 날을 맞이해 보는것도 꽤 괞찮을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잠시 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