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입춘한파

; 꽃샘추위와 입춘, 그리고 전화신풍

by Architect Y

입춘이 되자, 바로 기온이 곤두박질치네요

입춘이지만 날씨가 춥다, 반드시 입춘 무렵에는 추위가 찾아온다는 뜻의 속담이 있습니다.


입춘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입춘에 장독(오줌독) 깨진다.


입춘의 한자 표기가 입춘(入春)이 아닌 입춘(立春)인 것에도 의미가 담겨 있는데 입춘 절기를 ‘이미 만들어진 봄의 시작점’이 아니라 ‘남은 추위 가운데서 봄이 만들어지는 시작점’으로 본 것입니다.

그래도 입춘은 입춘인것을 알게 하는것이 바로 화신(花信)입니다.

복수초, 산수유, 동백, 매화 등은 대표적인 봄의 척후병이요 전령사들인데, 그중에서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복수초(福壽草)가 단연 앞섭니다.

1월 중순부터 전국 산야 곳곳에서 한파와 폭설, 얼음을 뚫고 나와 노오란 자태를 뽐냅니다.

지금 제주는 감각으로는 아직 추위가 남아 있는 겨울이지만 마음으로는 화사한 매화와 함께 봄날을 맞고 있습니다.

한겨울부터 수줍은 듯 나뭇잎 속에 숨어서 피고 지는 동백의 새빨간 꽃들은 말할 것도 없고 춘란春蘭으로도 불리는 보춘화報春化와 수선화도 그 뿌리에서 꽃대가 나와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같은 시기를 추위도 그냥 추위가 아니라 봄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고도 부릅니다.

입춘 한파가 아무리 매섭게 눈을 부라린들 막무가내로 밀려오는 봄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입춘 어간에 한반도에서는 최남단인 이곳 제주도에서부터 자연에 슬슬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여 파죽지세로 북상하기 시작할것입니다.

이제 동장군의 심술로도 어쩔 수 없는 봄의 도도한 진군이 시작된 것입니다.

입춘엔 문설주나 대문에 福복을 비는 문구를 써서 붙였는데 이를 立春祝입춘축이라 합니다.

입춘축은 붙이는 곳에 따라 다른 의미의것을 선택했습니다.

먼저 사당에가서 올해 모월모시에 입춘임을 고합니다라고 조상께 입춘이 왔음을 고하는 입춘축을 붙이는데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축문형식입니다.


두번째,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문에는 붙이는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
대문이다보니 객과 지나는 사람에 대한 인사의 글로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들이 많으시길 기원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붙이는것이죠.

쉽게 지금의 인사로 하자면 이제 봄입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정도 될듯합니다.


이어 집안사람만 드나드는 중문에는 문의 신과 집안의 신령이 지키고 있으니 불길한것을 꾸짖어 금한다는 의미의 門神戶靈 呵噤不祥 문신호령 가금불상을 붙입니다.


기둥에는 집의 중심이되니 자연의 기운을 집안에 불어 넣는 의미의 天增歲月人增壽 春萬乾坤福滿家 천증세월인증수 춘만건곤복만가(하늘은 세월을 늘여주고 사람의 목숨을 늘여주며 봄은 천지에 가득하고 복은 집안에 가득하여라)라는 글귀를 붙입니다

곳간엔 의롭게 저장하고 절약해 쓴다는 의미로 義以藏之 節以用之 의이장지 절이용지이라는 글을 선택했는데 선조들의 디테일이 보여지는 해학이 아닐수 없습니다.


꽃으로 절기를 가늠할수 있는 二十四番花信風 이십사번화신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小寒소한부터 穀雨곡우까지 스물네 번 꽃 소식을 전하는 바람이란 뜻이죠.

길고 지루한 겨울을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기쁜마음을 담아 축하했던 그분들의 마음을 오늘 아침, 헤아리며 *迎春영춘(개나리), 櫻桃앵도(앵두꽃), 望春망춘(목련)바람을 기다립니다.

제주 절물에서…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입춘 한파 속 출장지, 제주에서 함께 강한 봄기운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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