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途中感秋 도중감추

; 길을 가면서 가을을 느끼다

by Architect Y

한글날 연휴동안뿌린 가을비로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새벽이 더욱 차분해지는 완숙의 계절, 늙은이가 아닌 어른으로 나이를 먹고 싶은 간절함에 사람의 가을을 생각해 봅니다.


철 따라 만물은 흔들리며 떨어지고 나이 따라 얼굴빛도 절로 변하여 쇠락한다.

나무에 처음 단풍 드는 날, 사람도 백발이 되어가는 때이로구나.

節物行搖落 절물항요낙 年顔坐變衰 연안좌변쇠

樹初黃葉日 수초황섭일 人欲白頭時 인욕백두시

-도중감추途中感秋, 백거이白居易

살아온 시간에 대한 자존감으로 막무가내로 자신의 주장만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합니다.


University of Bern 스위스 베른대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자존감은 4~11세에 높아지기 시작해서 중년까지 완만하게 상승해 60세에 최고치에 이르고, 70세까지 이를 유지하다가 서서히 낮아진다고 합니다.

자존감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이 육체를 지배하는듯 신체적 자립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는 75세부터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 일컫는 Peter Ferdinand Drucker 피터드러커는 인생의 전성기를 저술 활동이 최고조기인 60대 후반이었다고 말하고 Auguste Rodin 로뎅은 사조나 양식을 비웃기라도하는 기도하는 손모양의 대성당*이라는 작품을 만든것이 69세 였고 광견병백신을 발견한 Louis Pasteur 파스퇴르의 나이는 62세 였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황금기에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만 들었다고 모두가 어른으로 존경받는 건 아니죠.

노욕(老慾; 늙은욕심)이나 노탐(老貪; 늙은탐심), 노추(老醜; 늙고추함)에 빠져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스스로가 만들어온 지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 지혜로운 만큼 노력을 해야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는것이겠죠.


첼로의 성자로 불리는 Pablo Casals 파블로 카잘스는 90세에 하루 6시간씩 연습하며 스스로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The tragedy of old age is not that one is old, but that one is young.

노인의 비극이란 늙어가는데 있는게 아니라 사실은 그들이 젊다는데 있다.


Oscar Wilde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The Picture of Dorian Gray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나이 많은 헨리경이 젊고 잘생긴 도리언에게 한 말입니다.


이 가을, 잔잔히 나의 가을을 생각해 봅니다.

*대성당이 재밌는것은 그 손은 한 사람이 기도하듯 모은 두 손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내민 손(두 손이 모두 오른손)이라는것입니다.

로댕이 원래 이 작품을 만든 것은 분수의 장식을 위한 것으로, 활모양의 두 손 사이로 물이 솟아오르도록 계획했던 것이었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장식적으로 사용되지 않았고 결국 독립적인 작품이 되면서 '대성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