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時節因緣시절인연
인연과 관련해 인용을 자주하게되는 책, 1Q84
むらかみはるき(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가 2009년 출판한 1Q84는 2010년 우리나라에 번역되면 바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죠.
1Q84는 1984년이 아닌 또 다른 1984년을 가리키는 조어로 여기서 'Q'는 '9'의 대체어이자 'qestion'의 약어로 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망해 자빠져 법정관리에 들어선 회사에서 조용히 팀일을 정리하며 읽었던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1권 650p, 2권 597p, 3권 744p 3권을 한주동안 다시 읽어 내려갔습니다.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이번엔 책 속 음악을 함께 흘려 놓아 보기도 합니다.
Leos Janacek 야나체크의 Sinfonietta 신포니에타,
Michael Jackson 마이클잭슨의 Billie Jean 빌리 진,
Nat King Cole 냇 킹 콜의 Sweet Lorraine 스위트 로레인, It's Only A Paper Moon 종이달,
Handel 헨델의 Recorder Sonata C major 리코드 소나타,
J.S.Bach바흐의 BWV 846-893평균율, Matthew Passion BWV244-1 마태수난곡,
The Sound Of Music ost 사운드 오브 뮤직 My Favorite Things 내가 좋아하는 것들,
John Dowland 존 다울런드의 Lachrimae 라크리메,
J.Haydn 하이든의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 : Mstislav Rostropovich 첼로협주곡,
Barney Bigard 바니 비가드 연주 Atlanta Blues(원곡 루이암스트롱),
Vivald 비발디의 Concertos for Wind Instruments 목관악기를 위한 협주곡집,
Georg Philipp Telemann 텔레만의 Partita no.5 partita,
Louis Armstrong 루이암스트롱의 Chantez Les Bas 샹테 레 바,
The Rolling Stones 롤링 스톤스의 Mother’s Little Helper 마더스 리틀 헬퍼, Lady Jane 레이디 제인, Little Red Rooster 리틀 레드 루스터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에서부터 1Q84까지 자극적인 성관계와 충격적인 폭력이 자주 등장하며, 재즈, 캔 맥주, 비틀즈,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 스파게티 등 현대를 상징하는 기표들로 내용이 가득 차 있기에 그 장식들을 배치하고 연결하고 있습니다.
작품전체가 고급스러운 비유와 두툼한 상징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제목부터 작품속 시대 배경이 1984년인 점 외에도 조지오웰의 작품, 1984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점에서 1984년의 또다른 세계를 의미하는 '1Q84'는 의미심장합니다.
증인회신도의 자녀만으로 일요일마다 선교활동을 다녀야했던 소녀 아오마메, NHK수금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요일마다 수금을 하러다녀야했던 소년 덴고, 남편에게 짐승처럼 얻어맞는 아내들, 베스트셀러를 만들기위해 거짓 대필작업을 서슴지 않는 문단, 국가권력의 상징이지만 곪을 대로 곪은 경찰,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속박과 구속을 만들어내는 코뮌, 공동체, 종교집단 등 전체', '권력', '집단'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상속 수많은 폭력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상황때문인지 책을 다시 들게 했는지 모릅니다.
소설 전반으로 선과 악, 밝음과 어둠, 진실과 거짓, 소유와 상실, 낮과 밤, 실체와 그림자... 두가지 대립항이 뚜렷이 존재하고 있지만 단순히 어느쪽이 좋고 나쁘냐를 따지는 것은 아니고 세상에 늘 함께 공존하는 세계관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투영하고 있어, 인류, 선과 악, 구원이라는 무게감과 깊이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못지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선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어. 선악이란 정지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장소와 입장을 바꿔가는 거지.
하나의 선이 다음 순간에 악으로 전환할지도 모르는거야.
중요한 것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선과 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하는 거지.
균형, 그 자체가 선인거야.
-2권 289p
수학강사이자 대필작가인 가나와 덴고와 헬스 트레이너이자 전문 킬러인 아오마메 마사미아라는 초등학교 동창생 두 남녀를 중심으로 1984년의 또다른 세계, 즉 '1Q84년'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에서 만나게 된 천재 문학소녀인 후카에리, 이 세명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라고 1Q84를 몇 줄만으로 설명한다거나 한마디로 요약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소설입니다.
말 한마디 해본 적 없는 사이지만 둘에게는 결핍과 공백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단 한번 손을 잡았던 기억이 마치 인두에 데인 것처럼 둘의 가슴에 남아 둘은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강하게 이끈 인력으로 둘은 '1Q84'년의 세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일종의 해피엔딩의 결말은 아오마메와 덴고는 우시카와와 선구의 추적을 따돌리고 마침내-초등학교 시절 이후 20년 만에- 재회하며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합니다.
뒤틀링 공간으로 빠졌던 고속도로변 비상계단을 거꾸로 올라감으로써 ‘일큐팔사’의 세계에서 빠져나가 ‘1984년’으로 돌아가면서 그때까지 두 개였던 달이 비로소 다시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위해 이 세계에 왔어. 우리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그게 우리가 이곳에 들어온 목적이었어.
-1984년으로 되돌아가기 전 아오마메는 덴고에게
세상에 외톨이로 남겨진 두 사람, 덴고와 아오마메는 세상에 의지가지 없이 공백과 상실로 점철된 삭막하고 건조한 삶을 살아가지만 둘에게는 무엇보다 '서로'가 있었던 것을 느끼지 못하며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세상에 그런 사랑이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요.
그런 사랑한번 못해보고 죽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랑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남루하게 살다 가는 사람도 있겠죠.
소설에는 목적지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여행의 과정과정이 주는 소소하고 잔잔한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하는 기분좋게 흔들리는 완행기차를 타고 가는 듯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긴 시간을 통해 굴절된 시절인연을 만나게 되는……qestio
우리가 삶을 산다는 것은 인연(因緣)을 떠나 살 수 없으며, 자신이 존재하는 것은 인연에 의해 존재하고 인연이 다하면 각자의 길을 갑니다. 진리 핵심은 이 인(因)과 연 (緣)이라해도 지나침이 아닙니다. 자신이 아무리 인이 좋 다 할지라도 연을 만나지 못하면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중략……
진실은 반드시 통하게 되어있으며,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 진실된 사람에게만 주어야 합니다. 그래 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게 되며, 아무에게나 진실 을 투자하는 건, 즉 마음을 함부러 주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 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