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춰야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2023년이 시작되고 벌써 닷새째 입니다.
오늘은 갑자기 멈추는것을 생각합니다.
10년전 베스트 셀러반열에 올라 지난 15∼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된 혜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가볍죠.
그래서 베스트셀러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가벼움이 풀소유논란으로 사라졌던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혜민의 책 나오기 1년 전 베스트 셀러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였으니, 시대상이 그러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가벼움이란 쉬운 접근이라는 엄청난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쉬이 바닥을 드러내곤 합니다.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것은 정약용처럼 글과 생활이 일치가 되지 않더라도 그의 주석은 최고이고 그의 글들은 시대상을 반영한 훌륭한 책들이 많다는것처럼 그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더라도혜민의 책의 내용도 분명 나쁘지 않습니다.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고, 내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하다
힘들면 한숨 쉬었다가 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예측하지 못한 문제에 닥쳤을때, 난감한 처지에 놓였을 때, 많은사람은 머뭇거리거나 허둥대다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일을 그르쳤다는 생각에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하고 상대가 전혀 엉뚱하게 행동하거나 반응하여 그 의중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도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기도 합니다.
뜬금없이 해대는 욕설이나 비난을 들으면 곧바로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억울해하기도 하고 오해받아 일이 꼬였거나 다른 사람과 관계가 뒤틀렸을 때는 만사가 귀찮아지거나 사람이 싫어지기도 하죠.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그 첫 단추는 ‘일단 멈춤’ 일것입니다.
一 + 止 = 正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영혼이 따라오도록 한 동안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고 합니다.
인디언과 말은 정지한 힘으로 다시 달려 나갔을 것입니다.
사슴은 사냥꾼을 따돌리느라 맹렬한 속도로 달린 다음, 멈추어 서서 뒤돌아보며 필요 이상 체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지 살핀 다음, 심장 박동과 호흡을 되찾는다고 합니다.
함안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은 700년 동안 숨을 멈추었다가 진흙에 심자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속도에 취하여 영혼을 돌아보지 않아야 하겠죠.
보통 4서3경(원래 7서)에 들어 있는 대학이라는 책에 멈출줄 알아야 뜻을 정할수 있다(知止而后有定 지지이후유정)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주희는 '지지'의 '지'에 대해 이렇게 주석을 달았습니다.
지는 마땅히 그쳐할 할 곳이니, 바로 가장 좋은 것이 있는 곳이다. (止者, 所當止之地, 卽至善之所在也. 지자, 소당지지지, 즉지선지소재야)
止(지)는 머문다가 아니라 멈춘다는 뜻인것입니다.
걱정이나 두려움, 당혹스러움, 억울함, 분노 따위가 마음에서 일어나는 때, 멈추어라! 일단 멈추어라!
그냥 멈추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멈추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억지로 멈추기만 해서는 마음이 가라앉거나 차분해지지 않습니다.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비로소 차분해질 수 있어서 '지지이후유정’인것입니다.
知止而后有定 지지이후유정
定而后能靜 정이후능정
靜而后能安 정이후능안
安而后能慮 안이후능려
廬而后能得 려이후능득
멈출 줄 안 뒤에 차분해지고
차분해진 뒤에 고요할 수 있습니다.
고요해진 뒤에 평안할 수 있으며
평안해진 뒤에 제대로 생각할 수 있고
제대로 생각한 뒤에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大學 經一章 대학 경일장
멈추는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