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e(고 이병철 회장)+um(Museum 미술관)
오랜만에 한남동에서 미팅이 있어서 LEEUM을 찾았습니다.
그래 오래된 LEEUM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삼성의 건축 르네상스는 1993년 고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체제를 선포한 이후 1997년 12월3일, 외환 위기 전까지 라고 할수 있습니다.
1987년 11월19일, 이병철 회장이 78세를 일기로 타계하고 바통을 이은 46세의 젊은 총수 이건희는 15개팀이 250여 명의 인력을 거느리며 인사, 감사, 기획, 재무, 경영관리, 국제금융, 홍보 등 그룹의 전방위 업무를 관장했던 비서실 인원을 취임한 후 5년 뒤 삼성의 개혁 원년인 1993년 부문 직급별로 4회에 걸쳐 모두 1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93년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강연이 프랑크푸르트선언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며 130명으로 축소해 비서실 조직을 전자, 자동차, 금융, 기계, 화학 소그룹, 독립회사군에 맞춰 정예구조로 바꿉니다.
(기회가 되면 이 부분은 따로 올려 보겠습니다)
대형 건축 프로젝트 전체가 그룹비서실(이후 IMF 당시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이 컨트롤 타워 였습니다.
그 규모는 어마어마 했습니다.
KPF(Kohn Pedersen Fox Associates 롯데월드타워디자인)의 태평로 구 삼성본관 Renovation+Rodin glass pavilion,
라파엘 비뇰리 Rafael Violy Bceiro (라스베거스 브라다호텔, 동경포럼)의 종로타워
렘쿨하스 Remment Koolhaas(2000 프리츠커상)의 서울대 미술관, 도곡동 111 타워
프랭크 게리 Frank Gehry (1989년 프리츠커상)의 (가칭)삼성 MOMA(Museum of Modern Arts) 계획
제임스 스튜어트 폴쉑 James Stewart Polshek(2018 AIA Gold medal)의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구 Viva 백화점)
아이엠페이 Ieoh Ming Pei(1983년 프리츠커상, 1979 AIA Gold medal)의 가실리 호텔 계획
노먼 포스터 Norman Robert Foste(1999년 프리츠커상)의 삼성 자동차 쇼룸 플로토 타입 디자인 계획
스티븐 홀 Steven Holl(2012 AIA Gold medal)의 이재용회장 삼성동 주택 계획
당시, 2004년 프리츠커상 수상했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디자인 했던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한국까지 날아와 영업을 할만큼 삼성의 건축 프로젝트는 대형 스타 건축가들에게는 매력적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것들을 단기간에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마 다시 없을것입니다.
외환위기 전까지 진행했던 에버랜드의 마스터 플랜 안에 있던 아이엠페이스티븐 홀가실리 호텔이나 삼성동 주택은 건축사업 축소로 좌초된것이고 노만 포스터의 쇼룸프로토 타입의 쇼룸은 삼성자동차 매각으로 업어졌습니다.
렘쿨하스의 도곡동 삼성타운 111층 타워는 주민 반대로 무산되며 타워 팰리스가 들어섰습니다
원래 프랭크 게리 Frank Gehry가 삼성미술관을 창덕궁 앞에 지을 예정이었던것을 수정 했다고하는 내용이 돌기는 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공업도시 빌바오에 건립한 구겐하임빌바오미술관 Guggenheim Bilbao Museum 같은 엄청난 미술관이 될 수 있었던 프랭크 게리 디자인의 운니동 삼성 현대미술관 프로젝트는 어처구니 없게도 삼성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삼환기업의 부지 일부를 매수하지 못해 더디게 진행되다 외환 위기를 기점으로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창덕궁 앞 운니동 부지는 2019년까지 래미안 갤러리 자리로 삼성문화재단은 원래 프랭크 게리 디자인의 운니동 삼성 MOMA(현대미술관)과 4명의 건축가(마리오 보타, 렘쿨하스, 장 누벨,
테리 파렐)가 참여한 한남동 복합문화단지를 함께 진행 했었고 삼환부지 매입에 실패한 운니동은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되었고 1997년 12월 외환위기로 2년간 중단된 LEEUM은 인천 국제공항 교통센터 디자이너 테리 파렐(Terry Ferrell)이 빠지고 3인 체제로 re-Design해서 2004년, 10년만에 문을 열게 된것입니다.
당시 한남동 복합문화단지 H-project(가칭)으로 진행되었던 LEEUM은 이사 전의 고 이건희 회장 집앞(2004년 승지원 근처로 자택이전)이었습니다.
삼성문화재단은 1994년 리움 미술관의 건립 착수합니다.
한남동공익문화단지 설립계획을 발표한 이래 총공사비 약 1천300억 원을 들여 8년여의 공사 끝에 문을 여는 리움은 고미술 상설전시관 뮤지엄1, 현대미술 상설전시관 뮤지엄2, 삼성 아동교육문화센터 3개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4년 7월 준공하고 10월 개관한 리움은 규모로는 비교 할수 없지만 스위스 바젤 위쪽 바일 암 라인 Weil am Rheinl 바일 암 라인의 Vitra Campus 비트라 캠퍼스를 떠 올리게 합니다
삼성 문화재단의 한남동 시대를 연 LEEUM은 청자진사 연꽃무늬 참외모양 주전자(국보 133호), 고려 불화, 고려 금동대탑 등의 국보 36점, 보물 96점을 비롯해 120여 점의 소장품들을 용인 호암미술관으로부터 옮겨옵니다.
19년만에 다시 찾은 리움…공간이 좋습니다.
테라코타 벽돌의 뮤지엄 M1은 대지 700평에 연면적 3,000평, 부식스테인레스의 뮤지엄 M2는 대지 500평에 연면적 1,500평, 블랙 콘크리트의 아동교육문화센터는 대지 1,200평에 연면적 3,900평 규모 입니다.
마리오 보타는 흙과 불을 상징하는 테라코타 벽돌로 우리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했으며, 장 누벨은 세계 최초로 부식 스테인레스 스틸과 유리를 사용하여 현대미술의 첨단성을 표현했고, 렘 쿨하스 역시 흔치 않은 재료인 블랙 콘크리트를 사용한 블랙박스를 선보이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미래적 건축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연결된 야외 조각공원에는 엄청난 크기의 스테인리스 원통형 난간이 에워싼 마루판 깐 널찍한 공간이 처음으로 인사를 건냅니다.
현관 들어서면 널찍한 원형 중앙 로비.
마리오 보타의 역 원추형 로톤다가 이 미술관의 중심이 되어 지하 1층에서 시작된 이 로톤다는 지상 4층까지 12도 경사지게 넓어지면서 솟구칩니다.
로비 중앙의 통로로 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유도되어 전시공간을 로툰다 원형 계단을 따라 펼쳐집니다.
천창으로 따스한 햇볕이 마구 떨어지고 전시실은 암흑속에서 대비됩니다.
4층은 청자, 3층은 분청사기, 백자, 2층은 고서화 1층엔 불교미술 전시.
전시 케이스는 세계적 전시 케이스 제작사인 독일의 글라스바우한(Glasbau Hahn)사와의 협력으로제작되었으며, 직육면체 전시장 벽면에 설치된 벽부장 유물 케이스(full-height fixed case)와 원형 전시장 공간에 배치된 정사각형의 독립장 케이스로 구분하여 디자인 하였습니다.
이 건물은 도자기 미술관을 염두에 둔 공간입니다.
도자기 화병을 거대화한 듯한 신비한 형태를 만들고 싶었죠.
누군가 도시를 지나다가도 신비한 모습에 끌려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고 싶도록 하는 거죠.
- 마리오 보타
로비에서 좌측 문을 열고 들어서면 렘 쿨하스의 아동교육문화센터로 유리와 철, 높은 천정고 거기에 노출콘크리트까지 더해져 마리오 보타의 공간과 격하게 대비를 이룹니다.
램 쿨하스는 대지를 검토한 후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 사이(대략 17m), 즉 세 개의 다른 레벨을 포용하는 거대한 하나의 공간으로 구상합니다.
하나의 공간을 활용해 서로 다른 빛과 성격을 갖는 세 개의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한 것입니다.
모든 전시 공간의 중심은 개념적으로 전체 공간 내에 떠 있으면서 미래 예술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블랙박스' 는 이름 그대로 빛이 들어가지 않고 인공적 조작과 통제가 가능한 공간으로, 회화, 조각 뿐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작품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블랙박스가 들어서면서 전체 공간은 천정고 6.1m의 지하 2층 전시 공간과, 천정고 5.1m의 미디어 전시 공간(블랙박스), 천정고 3m의 최상층 공간으로 나누어 집니다.
지하 2층과 블랙박스를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시각적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2개의 에스컬레이터는 서로 성격이 다른 두 전시 공간을 의도적으로 관통(penetration)하는 오브제 입니다.
또 '전시 공간은 독립적으로 닫혀 있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허물어 뜨리고 흥미 있는 시각적 경험을 하게 하는 동시에 블랙 콘크리트의 질감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점(magic moment)들을 보여줍니다.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미술관이라기보다는 건물이 컬렉션의 일부를 이룬다는 개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건물마다 공간 설정이 모두 다르니까요.
이 건물이 예술가와 큐레이터에게 친근한 건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의 미술관은 복합적인 모습을 띨 것이라고 봅니다.
이동 속도나 지형 조건이 지금까지의 통념과 아주 다른 박물관 말입니다.
특히 영상 전시는 보다 더 실험적인 방향으로 향할 것이고 아시아에선 그 쪽에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그런 실험적 프로젝트에 계속해서 참여하고 싶습니다.
- 렘 쿨하스
다시 로비로 온 관람객은 우측, 녹슨 스테인리스 철판 마감의 장 누벨의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전시박스의 재료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부식 스테인레스 스틸입니다.
녹이 슬지 않도록 처리된 스테인레스 스틸에 녹을 슬게 한다는 이 역설적 발상을 구현하기 위하여 수많은 견본 검토와 테스트를 거칩니다.
사물을 역설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내는 현대미술처럼 M2는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재료와 공간을 통해 건물 자체를 도시의 대지 위에 들어선 하나의 거대한 미술품으로 승화시켜 냅니다
디자인의 특징은 건물을 앉히기 위해 대지를 파들어 갈 때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하 벽면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형상화했다는 점입니다. 즉 땅을 파헤칠 때 형성된 지하 테두리에서 건물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함으로써, 건축물을 땅과 마주보며 서 있게 한 것입니다.
지하 벽면과 건물 사이의 공간은 썬큰 가든 (sunken garden: 상부로 열려져 있어 지상과 동일하게 빛이 들어 오는, 지면보다 낮은 정원)으로 활용했으며, 지하 벽면의 외장은 기초 공사를 하면서 나온 암반석을 잘게 쪼개어 철제 프레임에 담은 '개비온(gabion, 돌망태)'을 쌓아올려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철제는 매우 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산화성 금속이 아니거든요.
이미 녹슨 금속도 아니고 부식되어 가는 금속도 아니지요.
윤이 나는 짙은 회색 돌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빛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어두운 빛을 띠고 있습니다.
다양한 특질들을 한번에 보여 주는 소재, 존재하는 동시에 부재하는 듯한 소재입니다.
녹슨 금속을 특별히 즐겨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암석이나 지형의 느낌을 암시하는 소재를 찾았지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볼륨들이 주는 금속 고유의 덩어리감입니다.
이 전시 박스들 사이에는 유리가 있습니다.
유리가 암시하는 부재감은 금속 상자의 덩어리감과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금속 상자의 각진 형태는 유리창을 거치면서 부드러워집니다.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저에게 건축은 존재감과 부재감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장 누벨
뮤지엄 2. 블랙
온통 새까맣고 형태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정사각형의 처마를 죽 내뻗은 단순한 건축은 모서리마다 45도로 다시 평면을 바깥으로 잡아 빼면서 남은 정신마저 빼 버립니다.
관람객은 장 누벨의 건축에 감동받기 위해 끊임없이 사각형을 들락날락 해야 됩니다.
다행인건 이를 알았는지 곳곳에 창을 설치해 자외선이 차단된 자연 빛을 끌어 들여 숨통을 열어 준다는것입니다.
지금은 M2는 전시 준비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