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이제는 사라진 고전과 혹한의 폭설
제주, 남도에 이어 수도권에 눈이 제법 옵니다.
덕분에 출근길이 바빠졌습니다.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는 속담이 있었습니다..
최근엔 미세먼지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겨울 기후 모습인 ‘삼한사온’이 지켜지지않지만 7.80년대만 해도 너무나 정확히 ‘삼한사온’이 지켜졌습니다.
한랭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3일 동안은 아주 춥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4일간은 아주 따뜻하다는 이런 주기적 변화를 이야기하는것이죠.
따뜻한 4일간 중에서 나흘째 되는 날, 기압골이 바로 들어오기 전날은 대게 기압골이 들어오게 되면 눈이나 비를 내린 다음에 다시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워집니다.
그런데 기압골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그렇지는 않은데, 1년에 몇 번 정도는 남쪽에서 기압골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먼저 구름부터 들어오고 기온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복사냉각이 없다 보니 거기다 이제 바람이 주로 남서풍이나 남풍 계열의 바람이 들어오다 보니까 굉장히 따뜻해집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실제로 기온이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올라가 한겨울에 물이 얼거나 응결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또 이때는 응결하면서 공기 중으로 응결 열을 또 내뿜기 때문에 기온이 그만큼 따뜻해지는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남풍이 들어오고 그다음에 이제 우리가 예보할 때 실제로 예상하는 것보다 기온이 굉장히 큰 폭으로 올라가게되고 이런 날씨 덕분에 '눈 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는 속담이 생겨난것입니다.
이와 함께 ‘산이 울면 눈이 내린다’는 속담도 있죠.
겨울철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세력을 확장해오면 추위와 함께 이때 이제 강한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이 서해의 습기를 머금고 충청과 호남지역의 차령산맥이나 소백산맥을 넘어갈 때 '우-우 웅'하는 이런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를 이 지역 사람들은 산이 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눈이 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데서 유래한 속담입니다.
빈 병에 대고 바람을 불면 '우웅'하고 소리가 나는것을 알고 있으시죠.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서해상을 지나오면서 육지의 산맥(골과 능)에 부딪히면 산맥의 골과 능의 영향으로 인해서 우는 소리가 만들어지는데 계곡이 굉장히 좁고 깊으면 소리가 굉장히 높고 계곡이 좀 넓고 낮으면 소리가 낮은 독특한 소리가 납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우는 바람뿐만 아니라 눈구름도 만들죠.
찬 공기가 따뜻한 서해상을 지날 때 사실 이제 온도 차에 의해서 증발한 수분들이 응결되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집니다.
이 눈구름이 이제 바로 서해상, 서해안지역, 충남, 호남, 제주도에 눈을 많이 내리게 되는데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이제 바람이 강하게 오기 시작하고 대게 한 5~6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웅' 소리가 들리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사라진 생활 속에서 폭설과 함께하는 혹한의 출근, 그리고 잠시의 coffee break로 설레어 봅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그루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 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 눈 내리는 벌판에서,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