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동은의 각인 memento mori...
신드롬 일으키는 문동은의 문신으로 잠시…소고
memento mori…이반일리치의 죽음
죽음이 있던 자리에 빛이 있었다.
평소에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영원히 살 것 같고 죽음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세 죽음, 주인과 하인을 들 수 있는데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 이후 정신적 위기를 겪고 9년 만에 발표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에 다가갈수록 육체는 쇠약해지지만 정신은 깨달음을 얻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교되는 작품인 세 죽음과 주인과 하인에서는 죽음의 여러 모습을 통해 인생의 공허함을 말하면서도 영혼의 구원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함께 느껴지는 부분이라면 세 편의 소설은 죽음을 맞는 육체는 소멸되지만 정신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살고 죽는다는 숙명적 진리를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지, 나아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인간의 필멸성, 인생의 헛됨과 공허함을 그려내면서 동시에 가치 있는 죽음과 영혼의 구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톨스토이가 생각하는 말하는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
우리는 그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요?
이반 일리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관행대로 적당한 명예욕과 자신만만함으로 살았던 인물이었지만 죽음을 앞두고 삶의 마지막 성찰을 하게 됩니다.
이반 일리치는 고통 가운데 계속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내가 죽는 걸까?
내가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겁니까?
대체 제게 왜 이러는 겁니까?
왜 저를 이렇게까지 만든 겁니까?
내가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거지?
대체 왜 저를 이렇게 끔찍이도 괴롭히는 겁니까?
내가 없어지면 그 자리엔 뭐가 남지?
내가 없어진다면 난 어디에 있는 걸까?
내 삶 전체가, 의식적인 내 삶이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면 어떻게 하지?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다 망쳐놓았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도 바로 잡을 기회조차 없이 세상을 떠난다면, 그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주인공 이반 일리치(Ivan Illich)의 죽음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리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심리 묘사가 사실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일리치는 정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상류층을 동경하며 자랐다. 판사로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였으며 남다른 처세술로 자신의 지위를 보장받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합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얼굴 예쁘고, 재산 있고, 괜찮은 가문의 딸과 결혼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내의 간섭과 잔소리, 낭비벽이 심해지자 가정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일(직업)에 몰두하는 것으로 도피수단으로 삼는등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이었던 그에게 죽음이 닥쳐왔습니다.
가벼운 부상이 원인 모를 병으로 악화되어 45세에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진정 자신이 원한 것은 가족의 사랑임을 깨닫게 됩니다.
평소 관계가 멀던 막내아들의 뜨거운 눈물에 사랑을 느끼고 자만심 많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그는 시중드는 젊은 하인의 진실된 마음을 통해서 처음으로 따뜻하고 진심어린 보살핌과 배려를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의미를 깨닫고, 반성하고 후회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잊어버린 채 자신의 출세와 명예와 품위를 지키는 데만 급급하며 살아왔고 주위 사람들의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삶의 모습에 증오하고 분개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러한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행태를 취해왔기에 그것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분개해야 할 일일것입니다.
죽음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이고 필연적이라는 사실로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고 삶의 한 부분입니다.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알 수 있고, 삶 가운데 죽음이 있음을 기억해야합니다.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인생길에 잠시 멈춰서서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 100쪽 남짓 짧은 단편이지만 우리에게 전하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타인이 대신할 수 없듯이 자신의 삶을 타인이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뿐인 생명, 한번밖에 영위할 수 없는 삶을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게 하도록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