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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문 CXCIX Antinomy-결혼

;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를 보며

by Architect Y

우리는 모두 사랑을 말하며 살지만 정작 어떻게 이룰수 있는지 방법을 모르는것 같다.

- 남이 될 수 있을까, 오하라(강소라 분)


사랑스러운 부부로 알콩달콩 하게만 보였던 은범(장승조 분)과 하라(강소라 분)의 ‘신혼 생활‘ 뒤에는 늘 하라에게 먼저 양보하고 배려했던 은범이 있었습니다.

함께 밥을 먹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심지어 잠들 때까지 사소한 모든 일상에서 은범은 하라를 위해 우선순위에서 자신을 뒤로 미뤘습니다.

또 하라를 사랑했기에 더 이상 다투지 않고,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결혼 생활에 자신을 맞추는 은범의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 코드를 자극하며 현실 몰입을 유발합니다.

결국 피폐해진 은범은 2세라는 큰 문제 앞에 무너져 버렸고 모든 것을 참아내는 인내심은 번 아웃이 되어 이혼이라는 결과물의 트리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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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되는 드라마의 이혼 부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입니다.

이혼 뒤 결혼한 걸 후회하는 사람들……

우리는 긍국적으로 행복이라는것을 추구하고 있기에, 잠시 휴일 아침에 들여다 보게 됩니다.


여행을 많이 가지 못한 것⑩, 외국어를 하나 이상 마스터하지 못한 것⑨, 썬크림을 바르고 다니지 않은 것⑧, 공연을 더 많이 보지 못한것⑦, 부모님의 조언을 경청하지 않은 것⑥, 두려움에 새로운 시도를 못한것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④, 몸매가 망가졌던 것③, 먹고 사는 것 때문에 원하지 않는 일을 계속 했던 것②.


10년전 Likes.com이 정리한 '임종을 앞둔 이들이 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후회하는 것 10가지’라는 기사입니다.

1위는? 독이 되는 결혼(연인) 관계를 빨리 정리하지 못한 것!

부부가 된다는것은 존재의 외로움을 해결하는 황홀한 마법이 아니죠.

사랑의 열정이 식고 결혼이 외로움의 유일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우리는 인습과 타성으로 섹스, 여가 시간 함께하기, 공허한 대화들, 각자의 역할에 따른 의무의 메마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Ulrich Beck의 저서 (Das)Ganz normale Chaos der Liebe에서 이야기하듯 결혼은 밖에 있는 사람에겐 천 개의 빛나는 거울이지만 안에 있는 사람에게 그것은 천 개의 조각으로 깨진 거울인것입니다.

마약같은 사랑을 발견하고 사랑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은 정말 멋질 수 있습니다.

드디어 행복으로 가는 비밀을 알아냈다는 기분이 들게 되겠죠.

삶을 함께 할 파트너에게서 인생의 목적을 찾아낸 것 같은 만족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이 삶을 고쳐줄 수는 없습니다.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았을 때, 처음에는 삶이 나아질 수 있다.

처음에 사랑은 세상을 더 밝은 곳으로 보게 해줄 수 있기도하고 사랑에 푹 빠지면 짜증나는 일들이 덜 괴로워지고 즐거운 일들은 더 즐겁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사랑의 열병은 끝없이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이 사실을 알지만 자꾸만 잊게 됩니다

열병이 사라진 곳에는 편안함, 공유하는 경험, 소중한 기억들이 자리잡는것과 동시에 싸움, 질투, 유혹, 의심, 피로함 역시 찾아드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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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한다? 안한다?


작년(2022년)말 재밌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만약 다시 태어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누구와 결혼을 하고 싶을까요?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은 28%에 그쳤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48%의 응답자가 지금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했고 24%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지금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우세하였습니다.

2, 30대 기혼자는 지금 배우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과반을 넘지는 못했고, 40대부터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혼인기간이 10년 이상인 응답자들 중에서도 4명 중 1명만이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결혼한 사람이 더 행복할까?


‘일반적으로, 결혼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진술에 39%가 동의하였고, 46%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성별과 세대별로 인식의 차이가 확인되었는데, 남자는 50%가 ‘결혼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데 동의한 반면, 여자는 5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18-29세에서는 19%, 30대에서는 29%만이 ‘결혼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데 동의했고, 40대에서도 37%만이 동의한 반면, 50대 45%, 60세 이상에서는 54%가 동의해 연령별로도 차이를 보이며 남녀 모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결혼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도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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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 Divorce 황혼이혼이 급증


나이가 들수록 결혼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결과는 아이러니컬하게 황혼이혼은 계속해서 증가 합니다.

결혼해서 행복한데 이혼은 늘어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0’에 따르면 2019년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 건수가 3만 8,446건으로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34.7%를 차지했습니다.

이혼한 부부 3쌍 중 1쌍이 황혼이혼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이혼 당시의 평균 나이도 1990년 남성은 36.8세였던 것이 2019년 48.7세로 높아졌으며, 여성도 1990년 32.7세였던 것이 2019년 45.3세로 높아졌습니다.

최근 결혼을 점점 늦게 하는 추세임을 고려하더라도 이혼하는 남녀의 나이가 상당히 많아졌다는 것은 황혼이혼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방증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대부분이 황혼이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결과는 2020년 조사에서 나온 78.2%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 많아”라는 타인을 의식하는 모습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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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나 결혼이나 행복을 위해 이로 향한다면, 외로움이 두려워서 결혼하는 것은 실패자가 되는 지름길이 될것이고,

각자의 외로움을 인정하고 그 삶의 보람과 기쁨을 키우는 에너지로 바꾸려고 하는 게 현실적일것입니다.

믿음, 신뢰는 ‘내가 이 만큼이면 당신은…’이라는 조건이 달려 있지만 사랑에는 그런것들이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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