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우절이 고려시대에서 이어진 풍속(?)
상왕(태종)이 첫눈을 봉하여 약이(藥餌; 약이 되는 음식)라 일컫고 내신 최유를 보내어 장난삼아 노상왕(정종)전에 올리니, 노상왕은 미리 알고 사람을 시켜 최유를 쫓아가 잡으라고 하였으나, 미처 잡지 못하였다.
고려 국속(國俗; 나라의 풍속)에 첫눈을 봉하여 서로 보내는데, 받은 사람은 반드시 한턱을 내게 되며, 만약 먼저 그것을 알고 그 심부름 온 사람을 잡으면, 보낸 사람이 도리어 한턱을 내게 되어, 서로 장난한다고 하였다.
上王封新雪, 稱爲藥餌, 遣內寮崔游, 戲進于老上王殿, 老上王先知之, 使人追執游而不及。
高麗國俗, 封新雪相遺, 受者必設宴, 若先知而執其使者, 則送者設宴以相戲云。
-세종실록 1권, 세종 즉위년 10월 27일 계묘 10번째기사 1418년 명 영락(永樂) 16년 / (태백산사고본)1책 1권 32장 B면, (국편영인본)2책 275면
10년전 방영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첫눈 오는 날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고려시대에서 이어진 풍속이 조선까지 이어지고 있고 이에대한 이야기 입니다.
첫눈이 내린 날(양력 11월 24일)에 장난기가 발동한 52세의 상왕(태종)이 62세의 형님, 노상왕(정종)에게 상자에 첫눈을 담아 환관(내시)인 최유에게 "이거 노상왕께 갖다 드리면서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말씀드려"라고 전하자 최유는 상자를 들고 정종에게 갑니다.
태종이 자기한테 만우절 장난을 치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챈 정종은 최유가 다가오기 전에 그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종은 최유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술래(최유)를 잡아야 이기는 이 놀이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민속으로 내려오는 우리만의 만우절인 셈입니다.
첫눈 오는 날에 이런 장난을 한 것은 그만큼 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웬만한 거짓말 장난은 용납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우절을 언급한 가장 오래된 자료는 근대 英詩의 아버지로 불리는 Geoffrey Chaucer 초우서의 The Canterbury Tales 켄터베리 이야기이고 그 기원에 관한 설도 1564년 프랑스의 샤를 9세,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 April fool(4월의 바보) 모두 우리의 만우절보다는 후대 인것으로 보아 만우절의 원조는 우리나라(?)가 아닐까요…
어쨌거나 만우절은 일년에 한번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죠.
4월1일에 대한 학창시절의 추억은 하나씩 가지고 있을것입니다.
친구들간에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한다거나 학교에서 수업시간 교실을 바꾸기도 했고……
지금이야 의미도 많이 희석되고 이제는 이날은 챙기는 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기온의 4월의 첫날, 그리고 벚꽃 흩날리는 주말에 재밌는, 하지만 피해가 가지 않을만한 추억거리 하나쯤 있어도 괜찮을듯 합니다.
아침이 좋은 4월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