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비움 Clear mind

; 살아가며...

by Architect Y

다시 읽어가는 삶을 생각하게된 비움.

유교를 중심으로 불교, 도교를 가미하여 처세법을 가르친 경구적(警句的)인 단문 약 350조로 되어 있는 菜根譚 채근담은 세상을 초월하는 방법을 ‘불탐(不貪; 가지거나 차지하고 싶어 지나치게 욕심을 내지 않는것)이라 햇습니다.

비우는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들에게 이는 고행같은 일일것이겠죠.

채우기는 필요하지만 채우지 못하면 기본적인 힘을 유지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 잘 해야하는데 중요한 건 비움이라는것입니다.


KakaoTalk_Photo_2023-08-10-13-23-26 001.jpeg

人只一念貪私, 便銷剛爲柔, 塞智爲昏, 인지일념탐사, 변소강위유, 색지위혼,

變恩爲慘, 染潔爲汚, 壞了一生人品. 변은위참, 염결위오, 괴료일생인품.

故古人以不貪爲寶, 所以度越一世. 고고인이불탐위보, 소이도월일세.

사람이 한번 사사로운 이익을 탐내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꿋꿋한 기상도 꺾여 나약해지고, 지혜는 막혀 어두워지며

어진 마음이 변해 사나워지고, 깨끗한 마음이 물들어 더러워져서 한평생 닦고 기른 인품을 망가뜨리고 만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탐내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았으니 이것이 곧 세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다


불교가 말한 無我 무아(anatman; 비움)는 돈오(頓悟), 즉 자각이며 깨달음입니다.

스스로 없음을 자각하며, 관조적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죠.

다시 말해, 불교의 비움은 자기 초월과 해탈의 경지로 이르는 과정이며, 철저한 자기수행의 결과물입니다.

KakaoTalk_Photo_2023-08-10-13-23-27 003.jpeg

노자는 인위적 행함을 버려내는것을 이야기 합니다.

노자의 ‘버림의 미학’은 기존의 채움의 사회질서에 대한 새로운 가치의 혁신이었습니다.

노자가 살던 시대의 사람들이 추구했던 것은 창고를 채우고, 땅을 넓히고, 지위를 높이고, 권력을 높이기 위한 ‘채움’의 무한경쟁 이었습니다.

노자는 ‘날마다 비우라’고 하는 새로운 가치의 혁신을 역설합니다.

노자는 ‘비움’의 결과를 ‘버리고 또 버리다 보면 끝내는 무위의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무위(無爲)의 푸른바다.


為學日益, 為道日損 위학일익, 위도일손

損之又損, 以至於無為, 無為而無不為 손지우손, 이지어무위, 무위이무불위.

取天下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취천하상이무사, 급기유사, 부족이취천하

학문을 하면 날로 늘어나고, 도를 닦으면 날로 줄어든다.

줄이고 또 줄이면 인위적 행함이 없음에 이르게 되고, 인위적 행함이 없음에 이르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천하를 취함에는 항상 일이 없음으로 하니, 일을 만들어 내서는 천하를 취하지 못한다.

-道德經 四十八章 도덕경 48장


기독교에서는 자기를 비우라는 kenosis 케노시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ἑαυτὸν ἐκένωσεν 헤아우톤 에케노센에서 나온 말로 빌립보서 2:7에서 ‘자기를 비워’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이 지닌 신성이나 본질자체를 완전히 버렸다는 말이 아니고 여기서 ‘비워’로 번역된 헬라어 ‘에케노센’의 원형 ‘케노오’(κενόω)는 ‘비우다’, ‘공허하게 만들다’라는 뜻으로 이 말은 그리스도가 본래 지니고 있던 영광스러운 지위를 잠시 내려놓은 것을 말합니다.

자기 부정을 통해서 내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

KakaoTalk_Photo_2023-08-10-13-23-27 002.jpe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coffee break...Epiphany 에피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