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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ug 15. 2023

육지것의 제주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월평해안

; 주상절리와 해식 동굴의 파노라마

육지것으로 제주를 찾기 시작한 이후 오랜시간을 돌아보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해 왔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이나 의도치 않게 알려지며 짧은 시간에 지키고 싶은 모습이 잃어가는곳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요즘은 숨길 수 없다는것을 알게 되며 하나, 둘 이야기를 해 봅니다.

지금은 우회길이 만들어져 송이수퍼가 시작점이지만, 올레길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은 월평포구에서 시작했던 초기 8코스입니다.

물개바위(?) 진곶내, 블루홀이라 부르는 고망물통, 노물덕, 팡팽이덕, 선궷내...그리고 도리빨로 이어지는 월평 해안경승지 일대로 이어지는 해안은 위험하기도하고 사유지이기도해서 올레 8코스에서 제외된 곳이지만 Viewfinder만 가져가면 그대로 借景(차경;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경관 구성하는 재료로 활용하는 기법)을 이루는 곳입니다.


월평포구는 이전에는 동물개라고 불렸던 곳입니다.

월평동은 마을 형성 이후 상당기간 동안 독립된 마을로 인정되지 못하고 도순의 일부로 간주되었다가 오늘날과 같은 마을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은 4.3항쟁이후로 새로생긴 마을이라는 뜻의 새모슬촌락이었고 이곳의 동쪽에 있는 샘이 있던 개(∵포구)*라해서 동물개라는 지명으로 불렸습니다.

(*개- 육지가 바다를 향해 돌출한 곳을 코지라하고 그 코지에 의해 에워싸인 곳을 개라하는데 이 곳을 포구로 사용했습니다)

여담으로 월평마을 홈페이지에는 '보제기당'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보제기당은 허물이나 부스럼을 고쳐주는 신인 보제또를 모신곳을 말합니다.

월평해안에는 몇해 전부터 최근 SNS를 통해 드문드문 보이는 팡팽이덕이나, 살레덕-블루홀(?), 진곶내-물개바위등을 볼 수 있는데 이 아름다운 해안을 돌아보는 코스는 선궷내가 시작점이 되는것이 일단 찾기가 수월해, 움직이기 적절합니다.


선궷내


선궤는 '서 있는 바위'나 그 주변 바위굴 정도를 일컫는 고유지명으로 약천사 서쪽, 절모르라고 부르는 곳의 한 쪽에 작은 궤를 이루고 있는 바위체입니다.

선궷물은 이 선궤 주변의 지하를 통하여 물이 솟아 흐르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선궤와 그 주변 위쪽의 암벽에서 흐르는 작은 하천을 선궷내라고 합니다.

서귀포 자연 휴양림 옆에 위치한, 사슴이 살았고 사슴의 등성이와 달은 갈라진 오름이라는 거린사슴오름과 두 마리의 개가 꼬리를 끌고 누운 형상이라는 뜻의 갯거리 오름 일대에서 발원한 회수천과 동회수천이 주변 마을과 경계를 이루며 건천의 모습으로 내려오다 약천사 인근에서 만나 연중 수량이 풍부한 '선궷내'가 돼 바다로 나갑니다.

회수천과 동회수천이 선궤라는 바위굴을 지나며 선궷내로 이름이 바뀐 것이죠.

지금은 집들과 감귤원, 비닐하우스들이 들어서 있어서 옛 모습이 많이 바뀌었지만 옛날에는 선궷내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하여 쌀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선궷물은 물이 깨끗하고 다른 용천수처럼 차가워서 오랜 시간 발을 담굴 수가 없습니다.

한때, 참게와 다슬기 등이 서식을 했다고 전하지만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고 그나마 은어들이 노니는 모습은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나무 데크 산책로와 정자, 간이화장실 등이 조성되어 있어 잠시 거닐면서 일대를 만나는데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자그마한 웅덩이는 막다른 길목에 도착하면 만납니다.

하천을 징검다리로 건넌 후 가장자리로 돌길 따라 전진하면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팡팽이덕


선궷내 하류에서 몽돌과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을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면 더 이상 이동이 불가능한 지점에 다다르게 되는데 슬쩍 언덕왼쪽으로 오를수 있는 언덕이 보입니다.

언덕을 오르면 왕볼레(보리수)낭과 넝쿨과 덩굴들을 지나고 나면 팡팽이덕 상단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아무래도 사유지에, 진입루트가 명확하지 않아 찾아가기도 힘들고 위험해 최근에는 갯바위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고 스노클링으로도 좋은 위치기때문에 중문, 대포포구의 요트나, 배낚시등 바다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부터 조심스럽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팡팽이덕의 해식 동굴들은 정상에서 바라볼 때는 세 개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그 우측으로 몇 개가 더 이어져 있으며, 일부는 안쪽에서 이어져 있는 특별한 구조입니다.

팡팽이덕은 이름부터 특이하죠.

과거 제주에서 일부 사람들은 전기(배터리)나 다이나마이트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다이나마이트를 던지면 팡팡 소리가 났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그리고 -덕은 일정한 구역이나 터 또는 장소 등을 일컫는 말입니다.

아랫쪽에는 안쪽으로 2개의 조그만 동굴이 쌍궤를 이룹니다.

궤는 바위그늘이라고도 부르는데 자연적으로 절벽이나 기암 층에 그늘이 드리워진 것에 비유한 것입니다.

보통은 바위 아래 층에 생긴 공간이나 틈새를 따라 생겨난 터를 말하는데, 동굴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단순히 움푹 들어간 정도라 하기에도 모호하죠.


살레덕과 노물덕, 그리고 블루홀(?)


팡팽이덕에 올라온 후 다시 조금 이동을 하면 '살레덕'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려가면서 보이는 고망물통(구멍난 물통)과 족은물통(작은 물통)은 제주 해안가에서 간혹 볼 수 있는 해식의 결과물이죠.

SNS에서는 블루홀(?)이라고 검색이 되는데 언제 누구에 의하여 블루홀이라고 명칭을 붙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망물통 안의 모습은 햇볕이 내리쬐고 고망 물통의 물이 좀 빠졌을 때 잘 나타나지만 파도가 넘나드는 와중에도 신비감을 느끼기 에 충분해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인듯합니다.

물통에는 성게나 보말(고동 류) 등 해양 생물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살레’는 제주도 방언으로 나무를 찬장 모양으로 간단하게 짜서 부엌에서 식기 등을 놓는 용도의 물건을 말하는것으로 급격히 깎아진 절벽과 살짝 휘어지면서 패인 모습에서 찬장을 연상하고 명칭을 붙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기둥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주상절리이겠지만 크기나 생김새를 비롯하여 굳어진 형태에 따라 또 다른 절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바로 옆에 노물덕이라 불리는 곳도 눈에 들어오는데 에로부터 '노물 칸 덕'이나 '노물 큰 덕' 또는 '노물 크는(카는) 덕'이라고 불리던 이곳은 무우는 놈 삐, 배추는 노물로 소금이 귀한 제주에서 김장을 할 때 바닷물을 이용하였는데, 물 빠짐이 용이하게 구성된 빌레 턱 안쪽에 배추를 담가서 절였던것이 유래입니다.

진곶내


몽돌로 된 해변에 덩그러니 바위 하나가 서있어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진곶내' 풍경입니다. 

오직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힐링스팟으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샷이 나오는 곳이죠.


'진곳내'가 아닌 '진끗내'라 불렀으며 별칭으로 '짐꾼내'라 불렀다고 한다. 

여기서 '짐꾼'이라 함은 '접힌다'라는 의미로 내(川)가 양쪽으로 흐르다 다시 만나는 모습을 말하며 바다쪽에서 바라보면 가위같은 모양이라 붙여진 별명입니다.

한자로 겸천(鎌川; 낫 모양 내)으로 보면 그 모습을 유추할 수 있을것입니다.

다른 의미로는 질게('진' '긴' '길게'를 뜻하는 방언) 마을과 계곡을 통과하여 흐른 물이 바다와 만나는 끝지점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진곶내라 부릅니다.

진곶내의 서쪽계곡으로 흐른 후 바다로 유입되는 곳은 선궷내인데 이 상류가 동회수천이고, 이 보다 동쪽에 위치한 계곡을 따라 흐른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 진곶내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장소는 작지왓(작은 돌맹이가 많은 밭)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중심엔 커다란 바위하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래 이 바위의 이름은 전해지는 이야기는 없지만 최근 방문한 사람에의해 SNS나 인터넷을 통해 전해졌을것으로 생각 됩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계곡을 타고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그 곳, 조그마한 몽돌해변의 양쪽에는 장엄한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고 해변의 가운데에는 바다사자를 닮은 기이한 바위가 버티고 서 있는 신기한 명소, 진곶내는 기괴한 바위 병풍 사이로 바다와 몽돌이 펼쳐지고 그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에 올라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곳이지만 월평해안의 다른 멋진 스팟처럼 진입이 어렵고 위험합니다.

안전펜스나 나무데크도 없어 바닥에 흔한 매트도 깔려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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