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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Sep 03. 2023

탐나는 Highball 하이볼 2

; 역사속 기록으로 보는 하이볼의 시작

하이볼 이야기의 시작은 Gin rickes 진 리키, Mint julep 민트 줄렙이 등장하는 영화속 하이볼이었습니다.

오늘은 하이볼의 시작을 이야기해 볼까합니다.


하이볼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특징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하이볼 이름의 기원에 대한 질문은 흥미로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것은 철도 신호시스템에서 유래되었다는 의견인데 현재의 '가도 좋다' 혹은 '최대 속력으로' 라는 의미의 완목 신호기가 없이 열차의 발차 신호가 끈에 공을 매달아 띄우는 방식 (Ball railroad signal)이었기 때문에 술의 이름이 하이볼(=높게 띄워진 풍선)이 되었다는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보통 기차 노선 옆에 설치된 발차 신호의 풍선이 높이 매달려 있으면 '가도 좋다' 혹은 '최대 속력으로' 라는 의미인데, 보통 이 상태는 해당 노선이 비어있어 정차나 속력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습니다.*1

또한 정차된 기차가 출발할 때도 이 풍선의 신호에 맞춰 출발했는데, 이때 보통 기관사들이 '하이볼'이라고 외쳤습니다. 

이에 '하이볼'이라는 의미는 빠르고 신속하게 혹은 무엇인가를 분주히 준비해야 될 때라는 속어로도 사용되었는데, 다른 칵테일에 비해서 빠르게 서빙되는 이 칵테일의 특성이 이와 맞아떨어져 기차 식당칸에서 일하던 바텐더들 사이에서 속어로 쓰였다고 합니다. 

또한 증기기관차에서 속력과 압력을 나타내는 게이지가 공의 높낮이로 보였는데, 최대 속력일 때 공이 높이 떠 있어 이게 긴 잔에 떠있는 얼음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하이볼이라고 쓰였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철도신호의 공처럼 얼음 한 조각만을 요청한 경우는 드물다는 것으로 이 이론은 전설로 간주해야 합니다.

다른 기원을 보자면, 하이볼의 시작은 멀리 14세기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민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이볼의 이름은 아마도 아일랜드어로 "a ball of malt 맥아공"이라는 표현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아일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스키 한 잔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2

이 양을 곡물의 척도인 볼과 혼동해서는 안 되는데 1볼은 6 bushels 부셸 또는 218.212리터에 해당합니다. *3

그러나 볼은 씨앗 꼬투리(a seed pod)를 지칭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중세 네덜란드어에서 유래된 중세 영어에서 사용되었으며 1400년경에 입증되었습니다. *3

플라망어(Flemish; 벨기에 북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네덜란드어)에서 Bolleke 볼레케는 맥주 한 잔을 의미합니다(접미사 -eke는 "유리"를 의미하는 볼이라는 단어의 축소어입니다).

14세기와 15세기에 네덜란드인의 이민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Boll은 아마도 영국으로, 그리고 나중에 아일랜드로 건너갔을 것입니다.*4

그 후 Ball로 바뀌었고 거기에서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아일랜드인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인에 의해서도 신대륙으로 수출되었기 때문에 1940년대까지 맨해튼과 인접한 허드슨 밸리에서는 여전히 오래된 네덜란드어가 사용되었을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a ball of whiskey 위스키 한 잔"이라는 표현이 해당 잔(corresponding glass)으로 옮겨졌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우리가 올드패션잔(old-fashioned glass)이라고 알고 있는 것에도 로우볼 잔(lowball glass)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로우를 추가한것은 하이의 반대이기 때문에 소다를 넣지 않은 위스키를 마시고 싶다면 볼 ball 또는 로우볼 lowball, 즉 로우 글래스 low glass를 주문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이볼 또는 하이 글래스를 주문한것입니다.

이 밖에 과거 영국 상류층에서 주로 하던 스포츠인 골프 경기 중에 갈증을 풀 수 있게 마시던 음료 중 하나였는데, 골프 라운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꽤나 마시게되고 라운드 후반으로 갈 수록 플레이어가 취해서 공이 엉뚱한 곳으로 가는 일이 잦아 하이볼(High Ball)이라고 자주 외치게 만드는 음료라고 하여 불리게 되었다는 설등이 있습니다.


하이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895년 크리스 라울러(Chris Lawlor)가 작성한 더 믹시콜로지스트(The Mixicologist)이다. 

이 책에는 High ball이라는 이름의 칵테일로, 얼음과 탄산수를 채운 잔에 1.5oz의 브랜디나 위스키를 채우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High와 Ball 사이에 띄어쓰기가 없는 Highball은 1900년 해리 존슨(Harry Johnson)의 바덴터 매뉴얼(Bartender's Manual)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 책에서는 하이볼을 얼음을 2~3개 넣은 피즈 글라스에 위스키를 2oz 넣고 그 위에 탄산수를 채우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하이볼은 알코올 또는 무알코올 베이스 음료와 탄산 음료를 결합한 칵테일로 liqueur 리큐어나 Bitter 비터와 같은 색소와 향료를 첨가할 수 있습니다. 

제스트(Zest;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의 껍질을 갉아서 가루처럼 만든 것)도 사용할 수 있지만 시트러스(Citrus; 귤속을 이르는 말) 주스는 하이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증류주와 필러filler의 비율은 1:1에서 1:2 사이로 필러가 너무 많이 우세하지 않습니다. 

하이볼 잔은 200~250ml를 담을 수 있어야 하며,*5  리베이 시카고 하이볼 잔이 적절합니다.


넓은 의미로서의 하이볼은 증류주에 탄산음료가 들어가는 모든 종류의 칵테일을 지칭합니다. 

즉, 피즈, 콜린스. 리키, ~~콕. ~~토닉 등의 칵테일은 전부 하이볼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맥주처럼 탄산이 있는 술에 증류주를 타는 것도 하이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하이볼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필러로 증류주를 채우는 것은 하이볼이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새로운 발명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다를 토핑하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며, 하이볼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이 음료 그룹에 사용되었습니다. 

1862년 초에 Jerry Thomas 제리 토마스는 Brandy & soda 브랜디와 소다라고 불렀는데, 이는 다름 아닌 Brandy Highbal 브랜디 하이볼입니다.

이제, 다음에는 아직 하이볼이라고 불리지 않은 하이볼 레시피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왼쪽 Libbey Chicago Highball glass, 오른쪽 Les chemis de fer en Amerique

*1 E. Lavoinne & E. Pontzen: Les chemis de fer en Amerique.Tome premier. Construction. Atlas. Paris, Dunod, 1880. Plate 39. 

*2 Oxford reference, ball of malt

*3 The free dictionary, Boll. , measure of capacity for grain [six bushels in Scotland]; a measure of weight [140 lb.] / wikipedia, Bushel

*4 England’s Immigrants

*5 독일 함부르크 Boilerman Bar, Jörg Meyer 마이어

잔의 크기가 중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알코올 성분과 필러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마이어 씨는 "하이볼에 관한 한 현재의 모든 바 관련 서적은 불완전하거나 잘못되어 있다"고 확신합니다. 실제 하이볼 잔에는 "20~25cl의 알코올을 넣고, 혼합 비율은 필러가 절대 우세하지 않도록 1:1 또는 최대 1:2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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