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offee break

coffee break...가을, 니체 사유

; 니체를 읽어야 할까?

by Architect Y

지난주 친구에게 책 소개를 하며 권했던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다시 읽고 내친걸음에 몇해전 고등학교때 이후 다시 읽었던 니체의 두번째 책을 들었습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책이며 니체 사상의 종합판이라 할 만해서 니체를 접하는 사람들마다 이 책을 먼저 펼쳤다가 포기하게 만듧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니체의 전작들을 읽지 않고는 이해가 힘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문장력에 이끌려 펼치고 덮기를 반복하게 만드는 마력의 저서이기도 합니다.

니체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함축적이어서, 그는 를 일반적인 철학서의 형태로 풀어서 논증하고 설명해줄 책, 「enseits von Gut und Böse 선악의 저편」을 따로 기획했습니다.

책에는 389개의 주석이 붙어 있고, 미처 주석을 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출판사 사이트의 번역자 블로그를 통해 계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할 정도로 니체 철학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 안에 담긴 은유를 다 읽어내기 어려워 그저 산문시를 읽는 것에 불과하다보니 책의 부제를 이해 할 수 있을것입니다.

; ein buch fur alle und keinen/Nietzsche, Friedrich Wilhelm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번역격의 선악의 저편을 읽고나면, 도덕 부분을 확장해 신에 대한 정신적 빚이 내면화 과정을 통해 종교적 금욕주의를 선(善)한 것이라 생각하게하는 니체 후기 저서인 「Zur Genealogie der Moral 도덕의 계보」를, 그리고 「Götzen-Dämmerung 우상의 황혼」,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배운 ‘신은 죽었다’라는 허무주의를 보이며 짜라투스트라보다 한해 먼저 집필한 「Die fröhliche Wissenschaft 즐거운 학문」까지 읽게된다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어느 정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지만, 너무 많은 상징과 패러디가 들어 있기 때문에 쉽게 다가가긴 힘든것은 사실입니다.

tempImageDMTzwk.heic
tempImageqATWbp.heic
tempImagemVonJz.heic
tempImageHD0cvq.heic
tempImageKshVnR.heic
tempImage0Vt5ll.heic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체를 읽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를 엮은 송동윤은 5.18을 겪은 후, 견딜 수 없는 분노와 살아 있다는 자책감으로 방황하면서 두 곳의 대학까지 자퇴하고 우울증까지 찾아올 무렵, 우연히 니체가 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얼마 후 그는 살기 위해 무작정 서울을 떠나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독일에서 안정을 찾으며 연극영화TV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박사과정까지 마치게 되며 이렇게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된 동기의 중심에는 니체의 책들이 위로와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니체가 쉽게 거부당하는 이유는 '신은 죽었다 Gott ist tot'라는 외침 단 하나 때문이죠.

그는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니체의 말은 현실을 현실로서 인식하도록 하던 기존의 형이상학적 근거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절대적 가치가 더는 절대 가치를 갖지 못한다. 인간은 이제 기존의 세속적 가치를 때려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니체는 교회의 인간을 배격하는 허위에 격분하였는데 다시 말해 신의 죽음은 교회의 죽음이라는 역설적 표현이 자신의 문제는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고 기도만 해 대는 인간에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허무주의마저 긍정하는 사람이라야 잔인한 삶에서 해방될 것.
니체는 진정 용기 있는 인간으로 그는 허무주의에 무릎 꿇지 않고 싸웠습니다.

니체는 현실을 버리지 않고 끌어안고 삶을 사랑했습니다.

니체는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에 대한 가치도 스스로 결정했습니다.


1900년 니체가 죽은 이후 오늘날까지 12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오늘날 마르크스가 유령처럼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와 달리 니체의 유령이 여전히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듯합니다.

그는 오늘날에도 다양한 의상을 입고 지구촌 정신사의 무대에 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정신사의 최전선이나 역사적 사회적 현장에 그가 나타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모습이 매우 다양해서, 달리 말하면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해석이 매우 달라 그의 사상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는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그것들을 고찰해 보는 법을 제시해 주고 있는것입니다.

120년전과 마찬가지로 아직 대답이 내려지지 못한 수많은 실제적 이론적 물음들에 대해서도.

tempImagequWDsM.heic

Gott ist tott. Gott bleibt todt.

Und wir haben ihn getodtet.

Wie trosten wir uns, die Morder aller Morder?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어떻게 안식을 얻을 것인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coffee break...窮鼠齧猫 궁서설묘의 명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