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문 CCXVIII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by Architect Y


절제와 금욕, 청결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일반적인 가치관으로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의 윤리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조로아스터교.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조로아스터 (자라수슈트라 또는 조로아스트레스 Ζωροάστρης)는 현재의 이란 지역에서 태어나 30세 때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로부터 계시를 받아 이 종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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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한 조로아스터를 모델로 철학 소설을 썼습니다.

바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입니다.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인 Zoroaster 조로아스터교의 교조 ‘조로아스터(본명은 스피타마 자라투스트라 Spitama Zarathustra)‘의 이름을 빌려 만들어 낸 인물로 짜라투스트라가 10년 동안 머무르던 동굴에서 하산하여 대중에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랜동안 지속해온 습관을 깨고 온전한 자신으로 거듭나야한다는 가르침을 펴는 내용으로, 주로 철학서로 분류되지만, 옴니버스로 구성된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개하며, 여러 등장인물과 사물, 시간과 공간에 상징이 담겨 있는 등 문학적 요소도 많은 작품입니다.

조로아스터가 살았을 때 썼던 아베스타어에 따르면 원래 이름은 '짜라투스트'에 가깝게 발음되었던것이 그리스어를 거쳐 영어로 옮겨지면서 흔히 쓰는 '조로아스터(Zoroaster)'가 되었는데 니체는 그의 책에서 차라투스트라의 언행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습니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스승으로 대하던 바그너와도 결별한 이유이기도한 그가 가장 치명적인 오류로 생각한 '도덕'을 최초로 창조한 사람이고 그만큼 도덕의 문제에 대해 그 어떤 사상가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많이 경험을 쌓았으므로, 그와 대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것입니다.


"나는 나 자신을 나의 사랑에 바칩니다.

나는 나의 이웃을, 마치 나 자신을 바치듯이 나의 사랑에 바칩니다."

창조자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거든.

하지만, 창조자들은 모두 혹독하지.

- 차라투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
; ein buch fur alle und keinen


니체하면 첫번째로 떠오르는것이 어쩌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일것입니다.

니체 사상의 종합판이라 할 만해서 니체를 접하는 사람들마다 이 책을 먼저 펼쳤다가 포기하게 만듧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니체의 전작들을 읽지 않고는 이해가 힘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문장력에 이끌려 펼치고 덮기를 반복하게 만드는 마력의 저서이기도 합니다.

니체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함축적이어서, 그는 를 일반적인 철학서의 형태로 풀어서 논증하고 설명해줄 책, 「enseits von Gut und Böse 선악의 저편」을 따로 기획했을정도이니까요.

책에는 389개의 주석이 붙어 있고, 미처 주석을 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출판사 사이트의 번역자 블로그를 통해 계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할 정도로 니체 철학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 안에 담긴 은유를 다 읽어내기 어려워 그저 산문시를 읽는 것에 불과하다보니 책의 부제를 이해 할 수 있을것입니다.

; ein buch fur alle und keinen/Nietzsche, Friedrich Wilhelm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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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150여 년 전 쓰인 이 책은 그리 익숙하지 않다거나 어색하지만은 않은것은 이 시대가 꿈과 희망이 없는 시대인지라 이 신조차 사라진 죽음과도 같은 적막 속에서 청명하게 빛나는 자아의 우물을 들여다볼 기회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저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 멍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짜라투스트라의 외침은 우리 주변을 환기시키며 스스로를 renewal 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것입니다.

그래, 이 가을 고등학교때, 몇해전에 이어 세번째로 읽어내려갑니다.


자네 같은 사람들에게 삶은 점점 더 가혹해져야 돼.

그때 비로소 사람은, 번개를 맞아 산산히 부서질 수 있는 '높은 곳'까지 성장해 올라오지.

번개에 맞을 수 있을 만큼 높이 올라오는 거야!

- 본문 중


짜라투스트라는 30살에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산 속 동굴에서 10년간 고독을 즐기다가, 어느날 그는 자신의 넘쳐흐르는 지혜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자 산을 내려오기로 결심합니다.

산을 내려와서 첫번째로 만난 사람은 숲 속의 성자였습니다.

성자와 헤어진 짜라투스트라는 가까운 도시에 들어섰고 그곳 시장에는 줄타기 곡예사(; 짜라투스트라의 가르침과 같이, 자신의 길을 가고자 노력하는 사람)가 그만 넋을 놓고 허둥대다가 밧줄을 헛딛고 곤두박질 치며 죽었고 짜라투스트라는 기꺼이 위험을 업으로 삼은 곡예사를 높게 평가하곤 그를 묻어주기로 하여(무덤은 과거의 기억으로 잊혀진 것을, 무덤에 묻혀 있는 '관'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한탄을 상징) 죽은 곡예사를 등에 메고 길과 별빛에 의지해서 동이 틀 때까지 걸었습니다.

그는 늑대로부터 보호하고자 죽은 곡예사를 속이 빈 나무 속에 넣고서는, 곧 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난 차라투스트라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살아 있는 길동무(경쟁자로’ 자신의 길'을 갈 줄 아는 사람)가 필요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초인(Übermensch 위버멘쉬)의 가르침은 군중이 아니라 길동무에게 말했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정오에 이르자 하늘 위에 뱀을 목에 휘감은 독수리 한 마리(독수리는 긍지를 상징하고 뱀은 영리함을 상징하’는데 독수리와 함께 있는-긍지를 가진 영리함-은 자기 자신의 삶을 사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지만, 독수리가 없는 뱀-긍지 없는 지식-은 허무로 빠지기 때문에 반대로 엄청나게 위험하다)가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날고 있는 것을 보자 짜라투스트라는 기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 짐승들이다!"

짜라투스트라는 문득 사람들 틈에 있는 것이 위험한 길임을 깨닫고는 좀 더 영리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것이고 이렇게 사람들에게로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원래 아포리즘과 우화, 이미지로 가득 찬, 매우 리드미컬한 시(詩 ?)답게 글의 배치도 운문 형식으로 편집해 장과 연을 표시를 했는데 프롤로그를 '0'장으로 하고 나머지 1부터 80까지의 기준으로 매겼습니다.

짜라투스트는 유럽문화와 지중해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기본으로 독자에게 상당 수준의 교양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래, 번역본에서 성실하고 정확한 주석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 데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짜라투스트라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내용으로, 주로 철학서로 분류되지만, 옴니버스로 구성된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개하며, 여러 등장인물과 사물, 시간과 공간에 상징이 담겨 있는 등 문학적 요소도 많고 그만큼 상징과 패러디로 가득차 있어서 상징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면 그저 시집과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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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윤리과목에서 배운 니체의 철학 전반인 '낙타-사자-어린아이 3단 변신’이야기는 그의 다른 저서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의 6장 인간관계에 대한 니체의 날카로운, 인간의 에고를 꿰뚫어보는 말은 가슴을 콕 찌르는 듯한 아포리즘에서도 보이듯 인간정신의 발걸음을 나타낸 유명한 도식으로 ‘낙타→사자→아기’로 표현하는데 낙타는 전통적 가치에 토대를 둔 고답적 삶으로 그리스도교적이며 형이상학적으로, 삶을 무거운 짐으로서 고민하는 정신을 뜻하고 사자가 개인의 의지와 자유가 중시되는 개인적 삶으로 이제까지의 모든 전통적, 관습적인 세계상을 버리고 그 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시대 지식인들의 정신을, 그리고 아이는 가치를 창조하는 자로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제 힘으로 돌아가는 바퀴, 최초의 움직임이자 신성한 긍정, 자식이나 제자,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을 가리키며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로운 삶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니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생의 형태가 어린이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니체 사후 사회는 너무나 급격히 발전하였고 현대사회는 더욱 복잡하고 해석 불가능한 것으로 변화하게 되었기에 '초인(超人; Übermensch 위버멘쉬)’이란 개념을 등장시킨지도 모릅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전지전능한 그야말로 초범입성(超凡入聖)한 인간이 아니죠.

초인은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미래지향적인 불굴의 향상심(向上心)을 가진 사람으로 확실하게 정해놓은 임무와 이에 더해진 열정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북돋는 자기최면처럼 걸고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어쩌다 현대사회는 목적과 가치가 사라져버린 시대, 초월적 가치를 믿지 않고 물질만을 중시하는 세속화 시대가 되었고 이런 시대에서야말로 니체가 던진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욱 치열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4부 보다 높은 인간들이 보여주듯 인간은 붙잡을 가치가 소멸한 뒤에 다시 새로운 대체물을 발견해내는데 예를들어 신의 죽음을 인정한 목사도 신앙을 만드는 것은 중단하지 않으며 미신과 무속을 거부하는 과학자조차도 사실의 증명과 엄격하고 세밀한 신앙에 빠져듭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 삶이 멈춰선 자리에 함께 멈춰서서 멈춰버린 시간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 또 멈춰선 자를 어떻게 길 떠나게 만들지를 사유합니다.

그리고 짜라투스트라는 삶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형제들이여, 맹세코 대지에 충실하라.

하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설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그들 스스로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간에 독을 타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는 자들이다

- 본문 머릿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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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3.8%의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스카이 캐슬 독서토론회 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저서도 선정이 되었는데, 고난과 투쟁 속에 자아를 완성하는 니체의 사상을 말도 안되게 자뻑이라 해석하고 차교수에게 칭찬받는 예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드라마의 클래식 OST도 슈베르트의 마왕,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 모짜르트의 레퀴엠과 함께 인트로가 익숙한 리하르트 시트라우스(R. Strauss)의 걸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배경으로 들을수 있었죠.

곡이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저음 오르간과 콘트라바순, 콘트라베이스의 트레몰로 주법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의 어두움을 나타내는 것이며, 곧이어 나오는 트럼펫의 팡파레 음형은 C장조의 기본음(으뜸음과 딸림음)인 ‘C’음과 ‘G’음으로만 이루어졌고 (악보 참조), 이것을 ‘자연 모티브’라고 하는데, 이 부분을 들으면 진짜로 어둠 속에서 동이 트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이 교향시는 2005년 팀버튼 감독 조니뎁 주연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미스터 티비가 텔레포터에 들어가 사라지는 장면에 삽입되었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도 삽입되어 책과 함께 들어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https://youtu.be/GfwAPg4rQQE?si=tLxYHD0-Qplqrb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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